정상용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가 지난 12일과 19일 경주에서 규모 5.8을 비롯해 역대급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기 1∼2일 전 주변 지하수 수위가 급격하게 상승한 것을 나타내는 그래프를 가리키며 지진과의 연관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정현 기자] 지난 12일 경주에서 규모 5.8의 대형 지진이 발생하기 전인 8월 30일 경주 접경인 울산 태화강 중류에서 숭어떼 수만 마리가 피난 가듯 일렬로 줄지어 바다로 가는 모습이 촬영돼 지진 연관 여부로 의견이 분분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경주에서 대형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기 1∼2일 전 주변 지하수 수위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어 향후 지진예측에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6일 연합뉴스는 정상용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의 말을 인용 "경북 경주시 산내면에 있는 지하수 관측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달 11∼12일 사이와 16∼17일 사이에 수위가 평소보다 크게 상승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정상용 교수는 "지진에 앞서 암석에 강한 압력이 가해져 지하수 수위가 많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규모 4.5 이상의 지진에만 영향을 받았고, 그 사이에 있었던 작은 규모의 여진에는 파장이 없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강한 지진에 앞서 지하수 수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이 잇따라 나타난 만큼 지진예보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하려면 현재 1시간 단위로 하는 측정을 분 단위 또는 초 단위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함세영 부산대 지질학과 교수도 "미국과 일본 등 외국에서는 지진이 지하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오래전부터 있었다"면서 "지하수 수위로 지진을 예측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얘기"라고 말했다.

함 교수는 "지하수가 어떤 암석에 둘러싸여 있느냐 등에 따라 지진에 앞선 압력이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면서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수도 있고 수위 상승이나 하강을 초래할 수도 있지만, 비정상적인 변화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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