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웨이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마지막 희망‘아이폰7’ “글쎄”

사진=연합
[데일리한국 이종화 기자] 스마트폰 절대 강자였던 애플의 몰락 조짐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이미 삼성에 내준데 이어, 2위 자리까지 화웨이에 바짝 추격당하며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3배나 벌어졌던 영업이익률 격차를 한 자리수로 좁혔고, 화웨이는 시장점유율 11.4%를 기록, 반기 기준 첫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며 애플을 맹추격하고 있다.

사면초가 상황에서 애플의 마지막 희망은 오는 9월 출시될 예정인 신작 아이폰7이지만, 시장의 반응도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아 애플의 향후 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애플은 26일(현지시간) 지난 6월로 끝난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이 423억60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14.6%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78억달러(주당 1.42달러)로 27% 줄었다.

애플의 저조한 실적 원인은 아이폰의 판매 감소 탓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애플은 지난 분기 13년만에 처음으로 매출 감소라는 뼈아픈 경험을 한 데 이어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안방인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갤럭시S에 밀리며 삼성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계절적인 비수기와 신작 출시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기대이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애플은 모든 지역에서 전 분기,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역성장을 기록했다. 매출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은 북미, 유럽, 중국인데 각각 전 분기 대비 6%, 16%, 29%의 매출감소를 나타냈다.

거대시장인 중국시장에서도 중국 현지기업들의 공세에 몰려 부진한 모습이다. 애플은 중국과 대만, 홍콩 등 중화권 시장에서 88억 5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가 줄어든 매출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의 글로벌 점유율은 작년 동기 대비 16.3% 하락했고, 북미와 아시아태평양(중국포함) 지역에서도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중국에선 화웨이와 오포 등에 밀리고 있다. 이른바 한중 글로벌 기업인 삼성과 화웨이의 공세에 밀려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는 9월 아이폰7이란 신작을 준비중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삼성전자는 듀얼카메라, 홍채 인식 등 신기술을 앞다퉈 탑재하며 혁신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이폰은 고객들에게 그다지 차별화된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아이폰6S의 외관을 유지하면서 고작 이어폰 잭을 제거해 두께를 줄이고 고용량 배터리, 무선 충전 정도를 추가한 정도라는게 시장의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영업이익률 격차가 한자리수로 좁혀졌다. 양사 영업이익률 격차는 3배까지 벌어졌으나,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호조세와 애플의 2분기 연속 매출 저조가 맞물리면서 7.62%포인트로 좁혀졌다.

애플의 이번 분기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은 23.82%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잠정실적을 기초로 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16.20%이다.

또한 스마트폰 글로벌 3위 기업인 화웨이도 고공행진하며 애플을 바짝 추격중이다. 화웨이는 올 상반기 스마트폰 출하량 6056만대, 점유율 11.4%(추정)를 기록, 반기 기준 첫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했다.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그룹은 27일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고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성적을 공개했다. 스마트폰 점유율 상승에 힘입어 상반기 매출은 774억위안(한화 13조1600억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애플에게 위협적인 부분은 화웨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성장이다. 화웨이의 프리미엄 제품인 'P9'과 'P9플러스'는 전작 'P8'의 지난해 같은 기간 글로벌 판매량보다 120% 증가한 450만대가 팔렸다.

유럽에서 이미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안착했고, 북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신흥국 판매량까지 증가하며 글로벌 시장 전반적으로 애플의 대항마로 급부상중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화웨이 사이에서 협공을 당하고 있는 애플이 이전의 명성을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애플은 그동안 ‘애플빠’라는 로열티높은 고객층을 등에 업고 성장한 기업이지만, 10여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고객로열티가 급격히 추락한 상태”라며 “다만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플렉서블 스마트폰 같은 혁신적인 신제품 출시가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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