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 서비스 확대 통해 모바일 영향력 강화…반발도 여전

아쉬운 1분기 성적 뒤로 하고 사업 부문 수익성 개선 가속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 사내에서 자유롭게 킥보드를 타는 직원들. 카카오는 사내 이동수단으로 임직원들에게 킥보드를 제공한다. 사진=카카오 제공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서로를 직급이 아닌 영어 이름으로 부르고, 킥보드를 타고 사내를 이동하는 직원들. 양복 대신 캐주얼 옷차림이 가득한 사무실.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의 일상적인 풍경이다. 최근 대기업 반열에 오른 카카오는 수평적, 개방적인 사내문화를 지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사업 행보에서는 이러한 '벤처 DNA'가 아직 돋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벤처에서 대기업으로…골목상권 논란 결론은?

26일 업계에 따르면 벤처신화를 일군 카카오는 올해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돼 관심을 모았다. 자산총액 5조 원을 넘겨 대기업이 된 카카오의 계열사 스타트업들은 삼성, 현대차 등과 동일한 규제를 받게 됐다. 이에 논의가 불거지며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집단 지정 자산기준의 상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도 카카오는 대기업 타이틀을 벗게 될 가능성이 커지며 한시름 놓게 됐다.

대기업 집단 지정 여부를 차치하더라도 이 회사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카카오는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 서비스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는 기존 사업자들과 불가피한 충돌을 빚는다. 소위 골목상권 침투 논란에 얽매이는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택시 호출 서비스를 출시 전 오프라인 사업자들의 거센 반발을 겪었다.

연내 출시 예정인 카카오의 신규 O2O 서비스 '카카오홈클린'과 '카카오주차'. 사진=카카오 제공
카카오는 일상과 연계된 O2O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최세훈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2일 1분기 실적발표 후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연내 '카카오주차' 서비스와 가사도우미 관련 서비스 '카카오홈클린'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카카오주차는 모바일 앱을 통해 주차할 수 있는 인근 주차장을 추천받고 요금 결제까지 하는 '원스톱' 모델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공급과 수요의 비대칭 및 도심 주차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규 서비스를 카카오페이, 카카오내비, 카카오드라이버 등 서비스와 유기적으로 연계해 보다 탄탄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일련의 논란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종사자들이 우선이며 기존의 사업을 무시한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말했다. 대리운전 서비스를 예로 들면 이 시장이 지닌 고질적인 문제를 카카오의 모바일 서비스로 기사들은 개선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되고 소비자의 편의도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기존 대리운전 시장 구조를 골목상권으로 보고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고 보기는 힘들며 시장 정상화에 더 의미를 뒀다고 전했다.

한편 카카오의 행보에 대해 오프라인 사업자 외에 O2O 스타트업의 원성도 나온다. ‘공룡’ 카카오가 뛰어든 시장에서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는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야놀자, 요기요, 쏘카 등 국내 유명 O2O 스타트업 다섯 곳은 최근 '동맹'을 맺고 서비스 제휴를 통해 카카오에 대응한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는 자사가 가세함으로써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협력 가능한 부문은 최대한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논의는 내수용 서비스의 한계로 귀결되기도 한다. 현재 카카오의 글로벌 서비스 밑그림은 뚜렷히 제시되지 않았다. 이 회사는 올초 국내 1위 종합 음악 콘텐츠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글로벌 성과는 단기간에 기대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로엔의 전문 분야와 풍부한 콘텐츠로 시너지를 기대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의 로비. 사진=카카오 제공
하반기, 실적 개선 시동건다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발표된 후 포털 양강의 한 축인 네이버와의 비교가 이어졌다. 사업 전략이 판이한 두 기업의 엇갈린 성적에 관심이 쏠린 것이다. 업계는 카카오가 연내에는 O2O 서비스의 과실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임사업 부문에서도 한결 여유를 찾을 전망이다.

카카오는 다음 달 카카오드라이버와 헤어샵 출시를 준비 중이며 주차장 서비스와 홈케어 사업을 제시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드라이버의 기사용 앱은 누적 7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지난 4월부터 진행된 카카오헤어샵 CBT(비공개테스트)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특히 보통 헤어샵의 노쇼(예약파기) 비율은 20% 수준인데 CBT 기간에 해당 비율은 0.5%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사용자 입장에서 O2O 서비스는 쉽고 재미있다. 이 점이 기존 오프라인 서비스 이용 고객을 끌어모으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드라이버의 가격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은 뚜껑을 열고 난 뒤에야 풀릴 듯하다.

카카오의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광고와 게임은 희비가 엇갈렸다. 카카오 게임사업은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한 70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회복 중이다. 특히 게임 퍼블리싱 사업으로 공격적인 게임 비즈니스를 갖춰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는 여기에 게임 내 광고 노출 모델인 카카오게임 애드플러스(AD+)의 정식 서비스를 오는 7월 도입하고 신규 광고 수익 확보를 노린다. 커머스 플랫폼 부문은 게임 부문과 함께 무난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하락세를 보이는 광고사업과 관련, 구조조정 등으로 효율성을 높여 장기적인 개선을 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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