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과거 필립스에 LCD 지분 매각해 외자 유치한 선례 있어

지난달 22일 올레드 TV 마케팅 협력 선포식에서 LG전자 HE해외영업그룹장 김기완 부사장(왼쪽)과 구글코리아 대표 존 리 사장(오른쪽)이 악수하고있다. 사진제공=LG전자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LG전자는 최근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구글의 지분인수설에 "루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업계 일부에서는 LG전자의 과거 사례를 들며 구글의 지분 인수설이 헛소문만은 아닐 것이라며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구글이 자사의 지분 일부를 인수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증권가 정보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지만 상당수 업계 관계자들은 LG전자와 구글 사이의 '제휴 가능성'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에 네덜란드 가전업체 필립스에 LCD 지분 50%를 매각해 16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한 전례가 있다.

필립스와의 합작을 주도했던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당시 "외자유치를 통해 단순히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그치지 않고, 세계 유수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ICT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구글과 비슷한 방식의 제휴를 검토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LG전자와 구글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두 회사는 작년 11월에 기존 특허는 물론 2023년까지 향후 10년간 출원하는 특허에 대한 공유(크로스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등 최근 들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 계약에 따라 LG전자는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시스템부터 데이터 처리, 정보보안 등에 대한 구글의 특허를 자사의 스마트폰, 태블릿PC,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IoT 등의 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두 회사는 지난 6월에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디지털 마케팅 협력 선포식'을 열어 LG전자의 올레드 TV의 흥행을 위해 구글의 검색과 유튜브 등 다양한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을 활용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의 대표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선점하려는 ICT 업계의 각축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구글과 LG전자가 모바일, TV 등에서 협력할 여지가 많다"며 "최근 주력 사업 부문의 부진에 빠진 LG전자로서도 돌파구가 필요해 이번 구글의 LG전자 인수설이 소문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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