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본사.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이차전지와 바이오 등 신성장 동력에 투자해 매출을 5년 내로 두 배 늘린다는 성장 전략을 제시하며 조카인 박철완 상무를 상대로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9일 금호석유화학은 오는 2025년까지 매출을 9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발표했다. 이는 작년 매출 4조8000억원보다 약 2배 높다. NB라텍스 공장 신증설 등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부가 제품에 집중해 수익성을 확대하는 한편, 인수합병(M&A) 등으로 이차전지와 바이오 등 유망 신사업에도 진출한다. 향후 5년간 예상 투자액은 3조~4조원에 달한다.

중장기 목표와 함께 주주친화 정책도 내놨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전년보다 약 180% 늘린 배당 확대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보통주는 주당 4200원(대주주 4000원), 우선주는 주당 4250원 등 총 배당금은 1158억원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점을 고려했다"며 "5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최대주주 등에 대한 차등배당도 전년보다 33%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또 기존 배당정책보다 상향된 별도 재무제표 기준 20∼25%의 배당성향을 향후 2∼3년간 유지하고, 개선된 현금 흐름에 맞춰 성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 외 배당 상향 정책을 추진해 가기로 했다.

금호석유화학이 제시한 배당금액은 박철완 상무가 요구한 주당 1만1050원의 절반 수준이다.

앞서 박철완 상무는 지난 1월26일 주당 배당금을 보통주 1만1000원, 우선주 1만1100원으로 올리는 주주제안을 했으나, 해당 배당금이 정관상 오류가 있다는 금호석유화학의 반박에 따라 우선주 주당 배당금을 1만1050원으로 수정 제안했다. 법원은 현재 박철완 상무의 제안이 유효한지를 심리 중이다. 금호석유화학은 법원으로부터 적법하다는 판단이 나오면, 박철완 상무가 제안한 배당금을 주총 안건으로 다시 상정하기로 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정관 일부 변경을 통해 지속가능경영과 사회적 가치 창출의 기반 마련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도 마련했다. 회사는 주주 가치 중심 이사회 운영을 담보하는 핵심 방안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합리성을 제고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성과를 관리하기 위한 EGS 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계열회사와 특수관계인 간 거래의 투명성 제고와 이해상충 감시를 위해 내부거래위원회를 두고, 이사 보수 결정 과정의 객관성·투명성 확보를 위한 보상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들 위원회는 독립 운영을 위해 사외이사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반면 박철완 상무는 주주제안에서 내부거래위원회와 보상위원회를 설치함과 동시에 이사회 의장을 무조건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해줄 것을 요구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사내이사로 현 금호석유화학 영업본부장인 백종훈 전무를 후보로 추천했다. 반면 박철완 상무는 자신을 사내임원으로 추천했다.

올해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를 대신해 금호석유화학은 이정미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변호사와 박순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최도성 가천대학교 석좌교수, 황이석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등 4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최도성, 황이석 후보는 감사위원 후보이기도 하다.

이에 맞서 박철완 상무는 이병남 전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오피스 대표, 민 존 케이(Min John K.) 덴튼스 리(Dentons Lee) 외국변호사, 조용범 페이스북 동남아시아 총괄 대표, 최정현 이화여자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등 총 4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이병남, 민 존 케이 후보는 감사위원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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