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SK이노 소송전…10월 최종 판결 전 합리적 수준이면 합의 가능"

국내 배터리 3사 로고. 사진=각사 제공
[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국내 배터리업계 주요 3사가 올 2분기 실적을 모두 발표한 가운데, LG화학만 배터리 부문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지만, 하반기에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전기차 시장 확대 등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

31일 배터리 3사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밝힌 올 2분기(4~6월) 실적 발표에 따르면, LG화학의 전지부문 매출은 2조8230억원, 영업이익 1555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유럽과 중국 등 전 세계 친환경 정책 확대에 따른 전기차 판매 증가와 북미 지역의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 공급 등에 힘입어 매출은 지난 1분기와 비교해 25% 늘었다. 특히 자동차 전지사업은 폴란드 공장 수율 등 생산성 개선과 원가 절감 등의 효과로 흑자를 냈다.

LG화학은 오는 3분기 자동차 전지의 경우 유럽 중심의 출하량 확대, 자동차용 원통형 전지 판매 증가 등으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승세 LG화학 전지 경영전략총괄 전무는 이날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에는 유럽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신규 모델 출시와 원통형 전지를 채택한 전기차가 늘어나는 등 2분기와 비교해 25% 이상의 매출 확대를 달성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코로나19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지부문의 연간 매출은 13조원대, 손익도 한 자릿수 중반의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과 진행 중인 소송과 관련해서 윤현석 LG화학 IR담당 상무는 "전지사업은 기술 가치가 사실상 사업의 가치라고 할 수 있는 만큼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며 "기술과 노하우 등에 대한 영업비밀 침해 행위는 회사의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2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상대 측(SK이노베이션)에 대한 조기패소 예비판정이 나왔고 최종 판결은 10월로 예정돼 있지만 전례를 보면 최종 판결은 예비 판정과 동일한 기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종 판결 전 양사 간 협상을 통해 합의를 할 수 있지만 이는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합리적인 수준으로 쌍방이 합의해야 가능할 것"이라며 "LG화학은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로 대화에 임하고 있으며 조속히 원만하게 문제 해결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의 전지부문은 지난 1분기에 이어 적자 기조가 지속됐다. 신규 가동한 해외 공장들이 조기 안정화하며 판매량이 늘었지만 글로벌 경영 시스템 구축을 위한 일회성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지난 1분기보다 89억 늘어난 11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9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부터 헝가리 1공장과 중국 창저우 공장이 가동을 시작해 글로벌 전략 지역에 생산 시설을 확보하게 됐다"며 "올해 연간 생산능력은 연말 기준 20GWh로 확대되며 현재 증설 중인 유럽 2공장, 미국의 1·2공장 등이 완공되는 2023년이 되면 글로벌 생산능력은 연간 71GWh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2025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100GWh로 확대할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배터리사업의 연간 매출 목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일부 OEM의 물량 조정 등의 영향으로 연초에 수립했던 2조원 수준에서 불가피하게 10% 내외 하향 조정하게 됐다"며 "OEM과의 공급 계약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가동중단 등의 영향으로 올해 물량이 일부 조정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손익과 과련해서는 "연초 수립한 목표치를 지속 유지하는 상황이지만 올해는 건설 중인 공장의 초기비용이 발생해 연간 손익은 작년보다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코로나19 글로벌 확산 이전부터 선제적 비상체제에 돌입했고 해외 공장들의 수율 개선과 비용 최적화 노력 등를 바탕으로 연간 목표를 충분히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SDI도 전지부문의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SDI의 올 2분기 전지부문 매출은 1조9187억원으로 지난 1분기와 비교해 7.0% 증가했다. 손익의 경우 따로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삼성SDI는 하반기부터 중대형 전지를 중심으로 매출이 늘고 수익성이 개선돼 내년에는 자동차 배터리 부문에서 단독 흑자전환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SDI는 지난 28일 진행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잠시 어려움을 겪었으나 빠르게 정상화하는 모습"이라며 "내년에는 신기종 배터리의 차질 없는 공급 등을 통해 자동차 전지사업 단독으로 흑자전환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또 "ESS 사업은 하반기 미주 전력용 대형 프로젝트가 진행돼 판매량이 크게 늘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신재생에너지가 포함되면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는 만큼 중장기적 ESS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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