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 전망…수익형 부동산에도 큰 영향 안 미칠 듯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한국은행이 16일 사상 처음으로 국내 기준금리를 0%대 영역으로 인하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같은 결정이 규제로 대출 통로가 막힌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사태 확산까지 겹치며 거래시장이 더욱 위축된 만큼, 금리인하에 따른 부동산 수혜처로 알려진 수익형 부동산도 제한적인 영향만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기존 연 1.25%에서 0.75%로 0.5포인트(p) 내리기로 결정했다. 지난 10월 1.50%에서 1.25%로 낮춘 지 5개월 만이자 역대 최저치다.

통상 금리 인하는 금융비용을 줄이고 투자수익률은 높여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금리인하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부동산 시장에 금리변동의 영향력이 줄어든 데다 코로나19로 거래가 감소해 그 파급력은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그간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해 왔고, 세계 경제 위기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코로나19 사태로 거래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이번 금리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끼칠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개인이 매매에 참여하는 부동산시장에서 중요한 관건은 금리보단 대출 여부"라면서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한 상황인데다 시장 관점에선 종전 금리도 낮은 수준이었던 만큼 금리 인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익형 부동산은 일반 주택시장에 비해 대출규제 문턱이 낮아 레버리지(Leverage) 이용이 많으며 금리인하 시 유동자금이 몰리는 대표적인 투자처 중 하나다.

서진형 학회장은 "코로나 사태가 경제에 끼치는 악영향이 나날이 커지는 가운데 상가 공실들도 늘고 있다"라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금리가 낮아지더라도 수요자들이 수익형 부동산에 섣불리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기대감이 있을 진 모르나, 수익형 부동산 시장 자체도 코로나19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임대료 상승 등의 긍정 영향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전세가격이 다소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금리 인하로 전세보증금 보유에 부담을 느낀 임대인들이 전세매물을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면서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양 소장은 "전세로 살다 매수를 고려했던 사람들이 시장 불확실성에 전세로 눌러앉고 반전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이 보유세 부담을 전가하는 등으로 전세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 학회장은 "금리 인하로 공급자인 임대인이 보증부월세 계약을 늘 것으로 보이며, 전세 가격 급증은 아니지만 일정정도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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