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EF 칼라일 등 인수후보 소극적... 매각측 희망가 2조 vs. SK 1조6천억

웅진코웨이 정수기.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웅진코웨이 매각에 가장 유력한 인수자 후보로 거론됐던 SK네트웍스가 본입찰에 빠지기로 했다는 소식이 퍼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오는 10일 본입찰을 앞둔 협상의 일환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코웨이 인수를 위해 예비실사를 진행 중이던 SK네트웍스가 본입찰 포기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K네트웍스 관계자가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는 것보다 회사 재무구조 개선 등 내실을 다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국내 렌탈업계 2위인 SK매직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SK네트웍스가 업계 1위 웅진코웨이를 인수해 생활 가전 렌탈 업계의 선두를 노릴 것이라고 점쳐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 웅진코웨이의 총 계정 수는 719만개이였다. SK매직과 웅진코웨이의 국내외 렌탈 계정을 합하면 910만개에 달한다.

SK네트웍스가 인수 의향을 철회한다면 이유는 인수금액에 대한 의견차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네트웍스는 그룹 사업 매각 등을 통해 웅진코웨이 인수를 위한 자금을 준비해왔다. 웅진코웨이가 연매출 3조원, 연간 영업이익 5000억원의 '알짜 기업'으로 매각 예상 금액만 2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매각 대상은 웅진그룹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25.08%와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해당 지분을 보유한 웅진그룹은 2조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매각주간사인 한국투자증권이 평가하는 금액은 1조8500억원선이다. 그러나 유력 인수후보였던 SK네트웍스는 1조6000억원선을 인수 희망가로 예비입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에선 SK네트웍스가 가격 조정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SK매직 기업공개(IPO)로 선회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SK네트웍스는 2012년에도 자금 조달 문제로 웅진코웨이 인수를 포기한 전례가 있다.

본입찰에는 예비입찰에서 인수 의향을 밝힌 중국 하이얼-국내 사모펀드(PEF) 린드먼아시아 컨소시엄, 글로벌 PEF 칼라인,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칼라일을 비롯한 다른 인수후보들은 SK네트웍스만한 의욕을 보이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한 시장 전문가는 “휴무일인 9일을 제외하면 하루가 남았고 막판까지 가격을 놓고 '줄다리기 협상'을 하는 것 아니겠나. 중도하차를 할 것이었다면 벌써 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SK 입장에서는 향후 추가 매집을 통해 웅진코웨이 지분 30%를 올려야 하는데 그 때문이라도 가격을 더 깎고 싶을 것"이라면서 "2016년 SK가 동양 매직을 인수한 이후에도 총 계정 200만개도 확보하지 못한 걸 고려하면 사업 확장을 위해 웅진코웨이 인수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SK네트웍스 측은 인수합병과 관련된 어떤 언급도 불가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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