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유럽 배터리 업계 선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간 소송과 연관 없어"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사진=LG화학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관련 소송전이 국가 산업 경쟁력을 저하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SK이노베이션의 지적에 대해 "근거 없는 추정"이라고 반박했다.

LG화학은 10일 입장자료를 내고 "글로벌 기업들의 소송은 소모전이 아닌 실력을 정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며 최근 중국과 유럽 배터리 업계의 선전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소송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LG화학은 "폭스바겐은 이미 아시아 물량을 줄이고 (유럽) 내재화한다는 전략을 지난해 공개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며 "노스볼트와의 합작사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이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유럽은 수년 전부터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유럽 기업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017년 '유럽 배터리 연합'을 출범시켰다. 지난 5월에는 독일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배터리 제조 컨소시엄을 설립했다. EU 국가들의 두 번째 배터리 컨소시엄 구성도 논의되고 있다.

LG화학은 "유럽의 움직임은 특정 업체에만 의존하는 구조를 탈피하고, 지역 내 생산기지를 확보해 자체적인 배터리 공급 방안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은 또한 "소송 여파가 아닌 EU 주도의 배터리 내재화 차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LG화학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유럽 완성차 업체 배터리 수주에 대해선 "중국 업체의 가격 경쟁력과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선택으로 알려진다"며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공급처 다변화 전략에 소송이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추정"이라고 언급했다.

LG화학은 중국 배터리 업체의 약진과 유럽의 배터리 내재화 흐름 속에서 기술과 영업비밀을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송의 당위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LG화학은 "국내 기업이라고 해서 지식재산권 침해를 문제 삼지 말라고 하면 누구도 먼저 연구·개발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영업비밀이나 특허를 보호받지 못한다면 해외 경쟁사들의 표적이 될 것이고, 반대로 차별화한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고 있으면 사업에서 확실한 경쟁력이 된다"고 밝혔다.

LG화학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간 진행된 소송이 557건에 이르고 매년 소송이 증가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면서 권리를 지키는 중요한 수단으로서 소송이 계속 늘어난다"며 "글로벌 기업들은 늘 소송 속에서 사업을 하는 만큼 소송은 소모전이 아닌 실력을 정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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