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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일본의 반도체 3개 핵심소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합작 혹은 자회사 형태로 한국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원료를 일본에서 들여오거나 주요 품목은 일본 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등 핵심 기술 유출을 철저히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업계 등에 따르면 스텔라케미파, 모리타화학 등 고순도 불화수소(HF) 생산업체와 JSR, 도쿄오카공업(TOK), 신에츠(信越)화학 등 포토리지스트(PR) 생산업체, 스미토모(住友)화학 등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생산업체들은 모두 한국에 소재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1916년 오사카에서 창립된 스텔라는 1994년 솔브레인 등과 함께 충남 공주에 생산법인인 '훽트(FECT)'를 설립해 반도체 제조용 고순도 불화합물(HF, NH4F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일본에서 처음 불화수소 상업생산에 성공한 모리타도 이엔에프, 한국알콜산업, 삼성물산 등과 함께 2010년 충남 아산에 '팸테크놀로지'라는 소재 생산법인을 만들었다.

JSR는 1957년 설립된 '일본합성고무'의 후신으로 1979년부터 포토리지스트를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4년 100% 자회사 형태로 'JSR마이크로코리아'를 충북 청주에 설립하고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TOK는 1968년부터 반도체용 포토리지스트 사업을 시작했으며, 2012년 인천에 '티오케이첨단재료'를 설립해 반도체와 LCD 등에 사용되는 포토리지스트를 생산하고 있다.

신에츠화학은 1926년 '신에츠 질소비료'로 출발했으며, 1998년 포토리지스트 사업화를 시작했다. 한국에는 실리콘 제품의 제조·판매를 담당하는 한국신에츠실리콘을 두고 있다.

이밖에 1913년 설립돼 글로벌 화학업체로 성장한 스미토모는 전북 익산에 반도체용 화학 소재를 생산하는 100% 자회사인 동우화인켐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주요 소재 업체들이 이같이 한국에 소재 생산법인을 설립한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글로벌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업체들이 주요 고객이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의 매출 기여도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일본 소재·부품 업체들이 오랜 기간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을 통해 연구개발(R&D)에 매진한 결과 글로벌 업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소재 국산화 테스트에 나섰다고 해도 당장 일본 업체의 수준을 따라가는 것은 어렵다”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소재 분야는 물론 부품, 장비 등에서도 민관이 함께 '컨틴전시 플랜'과 함께 중장기적인 육성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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