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배당 정관 수정 등 총 5개 안건 원안대로 의결

현대건설이 15일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에서 '69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사진은 박동욱 대표이사 사장겸 주총 의장이 참석한 주주들과 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제공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국민연금공단의 사외이사 선임거부권 행사로 관심을 모았던 현대건설 정기 주주총회가 총 5개의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되며 20여분만에 끝났다.

현대건설은 15일 서울 종로구 현대빌딩 지하2층 대강당에서 '제69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감사위원 재선임안과 중간배당 관련 정관 수정 등 5건의 주총 안건 모두를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날 오전 9시로 예정된 주총 시작 10분전 대강당은 이미 주주들로 가득 차 있었다.

9시 정각에 시작된 주총은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주총 의장을 맡아 20여분간 진행됐다.

1호 안건인 '재무제표 승인의 건'과 2호 안건인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출석 의결수의 과반수와 발행 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으로 통과됐다.

2호 안건에는 중간배당 산출방법 변경과 전자증권제도 도입에 따른 정관 수정 관련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안건이 통과됨에 따라 중간배당 산출방법 변경으로 현대건설의 중간배당 한도가 늘어났다.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중간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한다고 하니 주주 입장에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원안대로 승인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제청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중간배당 정관 변경이 가진 의미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창사 이래 중간배당이 없었지만, 이번 정관 변경으로 주주친화적 정책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공식화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총의 화두인 박성득·김영기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재선임과 관련된 '이사 선임의 건(3호 안건)'과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4호 안건)'도 큰 마찰 없이 의결됐다.

앞서 지난 13일 현대건설의 2대 주주이자 10.57%(1178만4072주)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임기 만료를 앞둔 박성득·김영기 사외이사의 재선임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박성득 사외이사는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낸 인물로 현재는 리인터내셔널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김영기 사외이사는 국세청 조사국장을 지낸 관료 출신으로 세무법인 티앤피(TnP)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다.

이들은 각각 2014년 3월, 2016년 3월부터 현대건설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재직해 왔다.

국민연금은 반대 이유로 두 사외이사가 현대건설의 분식회계에 대한 감시, 감독 의무 및 충실의무를 다하지 못해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는 점을 꼽았다.

현대건설은 두 사외이사가 재직 중이던 2017년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32억620만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바 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밝힌 만큼 재선임안 가결 여부가 주목됐는데 큰 이견 없이 재선임안은 통과됐다.

박동욱 사장은 사외이사 재선임안 의결에 앞서 "두 분(박성득·김영기 사외이사)은 법조, 재무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 3년의 임기 동안 사외이사 직무를 수행하며 회사 경영 발전에 큰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행된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안 의결에서는 한 주주가 "두 후보자들은 3년간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해 독립적인 감사업무를 훌륭히 수행했다고 판단됨으로 감사위원 선임에 적극 동의한다"고 제청했고 안건이 가결됐다.

박성득·김영기 사외이사 재선임으로 현대건설은 4명의 사외이사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현대건설은 재선임된 두명의 사외이사를 비롯해 신현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치호 전 건국대 건축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마지막 안건은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었다. 이사 보수한도는 이사 7명(사외이사 4명), 총액 50억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지난해 승인받은 이사 보수한도와 동일한 액수다.

박동욱 사장은 "올해도 경영 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제유가 회복으로 당사 주력 시장인 메나(MENA,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칭) 지역의 플랜트 발주 증가와 토목·건축 중심의 아시아 및 중남이 시장의 지속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27% 증가한 24조1000억원, 매출은 2% 증가한 17조원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6조7309억원, 영업이익 8400억원, 당기순이익 53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0.9%, 14.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4.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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