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미니스톱에 "연내 협업 계획 없다" 전달

미니스톱 "다른 배달앱과 협업 가능성 내부 검토 중"

심관섭 한국미니스톱 대표이사가 1월 30일 aT센터에서 열린 ‘2019년 봄·여름 상품매장공부회’에서 '새로운 각오로 미니스톱의 지속성장'이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미니스톱 제공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한국미니스톱과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의 배달 서비스 협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심관섭 미니스톱 대표가 “배달의민족과 배달 서비스 협업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배달의민족 측이 “연내 협업할 계획이 없다”며 일축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심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배달의민족을 콕 집어 언급한 것을 두고 “미니스톱이 배달의민족에 러브콜을 보냈다가 사실상 거부당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돈다.

15일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이 회사는 연내 미니스톱을 비롯한 편의점 측과 배달 서비스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 없다는 의사를 미니스톱 측에 전달했다.

미니스톱 관계자 역시 “배달의민족이 거절한 만큼 다른 배달 앱과의 협업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심 대표는 지난달 3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9년 봄·여름 상품매장공부회’에 참석해 편의점 물품 배달 서비스를 미니스톱의 성장 동력 중 하나로 꼽으면서 “배달의민족과 배달 서비스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미니스톱과 배달의민족이 협업할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졌다.

하지만 데일리한국 취재 결과 배달의민족이 미니스톱과 배달 서비스 사업에서 협업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양사의 협업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심 대표가 배달의민족에 러브콜을 보냈는데, 배달의민족이 이를 거절한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에 대해 미니스톱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에 배달 서비스 협업을 공식 제안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푸드테크를 통해 (배달앱과의 협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었고, 배달의민족뿐 아니라 요기요, 네이버쇼핑 등과의 협의를 차례로 진행할 계획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푸드테크는 판매시점 정보관리(POS) 시스템, 배달 앱, 배달 대행 서비스 등 음식 주문 서비스에 필요한 시스템을 통합해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배달의민족이 미니스톱의 협업 제안을 거절한 이유로는 ‘배민마켓’이 거론된다. 배민마켓은 편의점 사업자의 물품을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배민마켓 전용 물류센터를 통해 물품을 구비해 고객이 주문하면 해당 물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다. 편의점 물품 구매·보관·배달을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사업 구조인 셈이다.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12월에 배민마켓을 출시해 현재 서울 잠실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자사가 편의점 물품 배달과 관련해 중점을 두는 사업은 기존 편의점과의 협업이 아닌 배민마켓”이라고 했다.

미니스톱은 배달의민족과의 협업이 무산되면서 요기요, 배달통 등 다른 배달업체와 협업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배달의민족 외에 요기요, 네이버쇼핑 등 다른 배달업체와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며 “연내 배달앱 한 곳과 조인해 서울 지역 미니스톱 직영점에서 배송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는 것이 내부적인 목표”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편의점 CU와 요기요가 곧 선보일 배송 서비스와 유사한 형식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내부적으로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미 다른 편의점 업체들은 배달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달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와 배달 서비스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CU는 3월부터 배달 서비스를 시작해 연내에 5대 광역시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해당 사업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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