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현대중공업이 올해 수주 목표의 약 95%를 달성하면서, 올해 수주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반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사실상 올해 수주 목표를 채우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대조를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가운데, 대우조선 노동조합은 5~7일에 걸쳐 부분 및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노르웨이 크누센사에 인도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현대重, 올해 수주 목표 ‘청신호’…대우조선·삼성重은 ‘물음표’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은 올해 수주 목표(132억 달러)의 약 95%인 124억77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조선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올해 수주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안에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아, 수주 목표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를 채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은 올해 수주 목표 73억 달러의 약 77%인 56억4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다만 대우조선 측은 올해 안으로 추가 수주가 기대되는 상황이라 수주 목표에 근접한 수주량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인 82억 달러의 59%인 49억 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단 한 건의 해양플랜트 수수 실적을 올리지 못해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인도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 ‘MJ 프로젝트’ 입찰 결과가 지연되면서 현재까지 해양플랜트 수주는 전무한 상황이다.

다만 삼성중공업 안팎에서는 MJ 프로젝트 입찰 결과가 올해 12월이나 내년 1월 사이에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올해 부진한 수주 실적을 기록 중인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7일까지 근속 7년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국내 조선 3사 로고.
◇현대重 임단협 내주 ‘분수령’…대우조선 노조, 7일 전면 파업 삼성중공업은 올해 저조한 수주 실적을 기록 중이나, 3년 치 임단협을 지난 9월 타결한 상태다. 반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연내 임단협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중공업 노조 측은 다음 주에 올해 임단협 타결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내부 고발로 노조 조합원 성향을 5단계로 분류해 회사에 우호적인 조합원을 집중 관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 측은 권오갑 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현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등 회사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현대중공업 측은 부당 노동 행위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부문급 노사 업무 전담 조직인 ‘노사부문’을 폐지했다. 현대중공업은 노사부문 폐지를 통해 향후 임단협 교섭과 노사협의회 등 노조와의 업무 협의를 위한 최소한의 기능만 경영지원 조직에서 수행하고, 관련 인원도 33명에서 6명으로 대폭 축소한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노조 측은 “노사부문 폐지 자체는 긍정 평가한다”면서도 “여전히 노조를 관리할 수 있는 하부 조직과 인력이 있는 상태라,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 7일 취임한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은 노조와의 소통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한영석 사장이 취임 첫 날과 부당 노동 행위 관련 사과를 위해 노조 사무실을 두 번 방문하기는 했으나, 현재까지 유의미한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측은 다음 주가 올해 임단협을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음 주에는 올해 임단협 타결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얘기다.

대우조선해양의 노사 갈등도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 5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부분 파업을 벌였으며, 6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면 파업을 밀어붙였다. 대우조선 노조는 7일에도 전면 파업을 이어가고, 서울 산업은행에서 상경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 관계자는 “실제 파업을 벌이는 인원은 노조 집행부를 포함한 일부 조합원으로,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 10월 금속노조 가입과 차기 위원장 선거를 진행하고, 지난달부터 사측과 임단협을 재개했다. 사측은 기본급 동결, 상여금 월 분할(600%) 지급 등을 제시했으나, 노조 측은 기본급 4.11%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우조선 노사가 올해 임단협과 관련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연내 임단협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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