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노조 "일부 노조 설립하자 10개 수준 CCTV가 70개로 늘어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한국음료지회와 LG유플러스비정규직 지부(이하 화섬노조)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권오철 기자
[데일리한국 권오철 기자] 구광모(41) 회장 체제로 들어선 LG그룹이 복수의 계열사에서 노조를 혐오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한국음료지회와 LG유플러스비정규직 지부(이하 화섬노조)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간존중과 정도경영을 내세우는 LG그룹의 노사문화가 구광모 회장 체제로 바뀌면서 노사갈등이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화섬노조가 문제 삼고 있는 노사갈등은 LG그룹의 계열사인 LG생활건강 음료사업부 소속 ㈜코카콜라와 LG유플러스에서 벌어지고 있다. ㈜코카콜라는 2010년 4월 코카콜라, 씨그램, 토레타, 조지아, 미닛메이드 등의 음료를 생산하는 ㈜한국음료를 인수했다.

화섬노조는 "㈜코카콜라가 ㈜한국음료를 인수한 첫 해, ‘파견직 3인’(공장장, 관리팀장, 생산팀장)이라 불리는 코카콜라 임원들이 코카콜라 수준의 임금과 복지 등을 직원들에게 약속했으나 2~3년마다 바뀌어 온 파견직 3인은 늘 같은 거짓말을 했고 해가 지날수록 코카콜라와 임금 및 복지는 더 차이가 발생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더 이상 참지 못한 생산직 직원들을 중심으로 올해 4월 화섬노조 소속의 노동조합을 만들었는데, 임금 및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자 회사는 지회 교섭위원들의 교섭참가와 노조사무실 제공 등을 전면 거부하고 복리후생 및 임금요구안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특히 노동조합을 설립하자마자 10개 정도에 불과하던 CCTV가 전 직원 47명에 불과한 회사에 공장 안팎으로 무려 70개로 늘어났으며, 단순 모니터용이며 녹화는 안 된다던 생산라인의 30여 대 CCTV는 녹화까지 되고 있었다"면서 "정규직이 퇴직한 자리엔 비정규직이 자리 잡았고, 새로 증설한 생산라인은 전원이 비정규직으로 채워졌다"고 강조했다.

화섬노조는 LG유플러스 노사갈등에 대해서도 "LG유플러스는 LG 인터넷과 IPTV를 개통, AS하는 홈서비스센터 노동자들을 하청업체를 통해 간접고용하고 있다"면서 "이런 외주화, 중간착취 구조 탓에 노동자들은 매년 해고당하고 매년 신입사원이 되며, 실적압박과 저임금,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내몰린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9월 홈서비스센터 고용형태를 일부 변화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화섬노조는 "전국 72개 센터 2600여 명의 노동자 중 절반만 자회사로 정규직화하고, 절반은 하청업체 구조로 그대로 두겠다는 것"이라며 "현재 노조는 LG유플러스의 이 같은 '반쪽정규직화'에 반대하며 파업과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화섬노조는 "가습기 살균제 파동으로 경영위기를 겪는 옥시 생산공장을 LG생활건강이 작년 11월 노동자들의 고용은 승계하지 않고 자산만 인수하면서 약 40여 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됐으며, 코카콜라 광주공장에서는 운송비 및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며 운송업체 노동자들이 화물연대에 가입하자마자 문자 한 통으로 해고와 다를 바 없는 배차없음을 통보하며 노사간 격렬한 투쟁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LG하우시스 옥산공장에서는 노조간부 및 열성 조합원에 대한 조직적 집단 따돌림이 알려지며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고 있으며, 작년 노조사무실 불법도청으로 노동계를 경악케 했던 LG화학에는 조합원인 반장이 같은 조합원을 평가하는 권한을 부여해 노노갈등을 부축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