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감] 지난해 총 254개 회원사에 8억850만원 회비 받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 직원과 기업 간 ‘유착 창구’라는 의혹에 휩싸인 한국공정경쟁연합회(이하 연합회)가 대기업과 대형로펌으로부터 수억원의 회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아 15일 공개한 ‘공정경쟁연합회 회원사 2017년 연회비 현황’에 따르면 연합회는 지난해 총 254개 회원사로부터 총 8억850만원의 회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회는 공정한 경쟁 원리 확산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1994년 설립된 사단법인으로, 공정위의 감독을 받는 민간단체다.

김 의원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각각 1000만원, 현대모비스 700만원, 현대건설·현대글로비스·현대카드·현대제철 각각 500만원 등 총 8000만원 가량의 회비를 연합회에 납부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1300만원, 삼성물산·삼성생명보험·삼성화재해상보험 각각 700만원 등 총 7000만원 가량의 회비를 연합회에 냈다.

SK그룹은 SK텔레콤·SK이노베이션 각각 1000만원 등 총 6000만원 가량,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700만원 등 총 5000만원 가량을 회비로 납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대형로펌인 김앤장 500만원, 태평양·광장·세종·화우 등 법무법인이 각각 200만원 등 12개 대형로펌도 2200만원 가량을 회비로 납부했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연합회는 2007년 이후 공정위 출신들이 회장을 맡고 있는 기관으로, 최정열 현 회장도 공정위 경쟁제한규제개혁작업단장 출신이다.

김학현 전 회장은 공정위 출신으로 재취업 심사도 받지 않고 회장으로 취임해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김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공정위 재취업 관련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공정위 퇴직자를 공정위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업에 취업시키기 위한 재취업 알선도 연합회 회의실에서 대기업 부사장을 불러 이뤄졌다.

김 의원은 “공정위가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공정경쟁연합회를 이용해 재취업 알선을 비롯한 각종 부당한 카르텔을 맺고 있다”며 “기업이나 로펌이 자발적으로 수천만원의 회비를 낸 것이 아니라 공정위가 무섭거나 공정위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낸 것이라면 일종의 상납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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