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개 각 구별 랜드마크 아파트 최근 3년 상승률 조사 결과 광진이 1위

동대문·노원·서대문 등 학군·재개발 단지 상승률↑…강남·서초는 상승률 낮아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대 아파트 밀집지구 전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 아파트 단지 가운데 문재인 정부 들어 지난 3년간 특히 높은 상승률을 보인 곳은 학군과 재개발 열풍이 강한 곳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이 서울 각 25개구 별로 랜드마크 아파트 1곳씩을 선정해 발표한 ‘서울시 랜드마크 아파트 매매가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 2분기와 비교해서 올해 3분기 실거래 가격(84㎡ 기준)이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는 광진구의 랜드마크 단지로 선정된 ‘구의현대2단지’로 나타났다.

출처=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 분석 결과. 실거래가 상승률 120% 이상은 분홍색 음영 표시, 110% 이상은 하늘색 음영 표시, 100% 이상은 하얀색 음영 표시. 리스트 순서는 상승률 수치 상위 순.
구의현대2단지 84㎡(34평)는 2017년 2분기 실거래가가 5억4000만원이었지만 올해 3분기 실거래가는 14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가격이 폭등해 159.3%가 올라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구의현대2단지는 1992년에 준공돼 지어진지 30년이 되가는 구축 아파트다. 재건축이 진행되는 단지가 아니라 개발 기대감이 가격에 형성돼 있지도 않고, 단지가 들어선 입지 자체도 광진구 한강변과도 어느 정도 떨어져 있어 한강뷰 프리미엄도 기대할 수 없는 단지다.

그러나 구의현대2단지는 명문학교로 유명한 광남중학교와 광남고등학교를 배정받는 단지로, 맹모들의 선호도가 높은 단지로 유명한 아파트다.

이런 높은 학군 선호도를 바탕으로 구의현대2단지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 서울 랜드마크 아파트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서울 랜드마크 아파트 상승률 2위를 기록한 단지는 동대문구 랜드마크 아파트인 전농동의 ‘래미안 크레시티’였다.

래미안 크레시티는 2017년 2분기 6억원에서 2020년 3분기 13억9000만원으로 실거래가가 올라 상승률 131.7%로 상승률 2위를 차지했다.

2013년 4월 완공된 신축 아파트인 래미안 크레시티는 전농뉴타운 재개발과 함께 들어선 단지다. 과거 낙후지역에서 뉴타운으로 탈바꿈하면서 주거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데 힘입어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상승률 3위는 노원구 랜드마크 아파트인 중계동 ‘건영3차’가 이름을 올렸다. 건영3차는 2017년 4억8000만원에서 2020년 11억원으로 129.2% 상승했다.

건영3차 역시 상승률 1위를 기록한 광진구 랜드마크 아파트인 구의현대2단지와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학군 강세 단지로 분류된다.

학원가가 밀집한 중계동 은행사거리 남서쪽에 곧바로 인접해 있는 단지로, 교육열이 높은 중산층 가정을 중심으로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다.

상승률 4위는 서대문구 랜드마크 아파트로 선정된 북아현동의 ‘이편한세상신촌’이 차지했다. 이편한세상신촌은 2017년 7억200만원에서 올해 16억500만원으로 상승률 128.6%를 기록했다.

이편한세상신촌은 상승률 2위를 기록한 동대문구 랜드마크 단지인 전농동 래미안 크레시티와 결을 같이 한는 단지다.

북아현 뉴타운 지구 내 1-3구역을 재개발 해 지난 2017년 3월 완공된 이편한세상신촌도 래미안 크레시티와 마찬가지로 과거 낙후지역에서 뉴타운 재개발을 통해 주거 편의성이 개선된 대표적인 단지다.

이처럼 서울 랜드마크 아파트 가운데 상승률이 높은 곳이 강남3구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측과 달리 상승률 1위와 3위를 기록한 곳은 비강남 지역이지만 학군이 강세인 단지가 차지했다.

여기에 2위와 4위 또한 과거 낙후됐던 지역이 뉴타운 지정을 통해 대규모 재개발로 ‘환골탈태’한 곳으로 기존 선입견과 달리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등 전통의 부촌 자치구의 랜드마크 아파트는 상승률 측면에 있어선 상대적으로 낮았다.

실제로 강남구 랜드마크 단지인 대치동 ‘래미안 대치팰리스’의 상승률은 96.1%, 서초구 랜드마크 단지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상승률이 65.8%로, 상승률이 100%를 밑돌았다.

실거래가 절대가격으로는 이들 고가 아파트 가격이 가장 비싸긴 했지만 여타 서울 다른 구의 랜드마크 아파트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상승률은 그리 높지 않은 셈이다.

서울 25개 랜드마크 아파트 단지의 상승률을 비교해 봐도 강남구 랜드마크인 래미안 대치팰리스 상승률(96.1%)은 25개 단지 가운데 19위로 하위권으로 처졌고, 서초구 랜드마크 단지인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상승률(65.8%)은 아예 25개 단지 중 가장 낮았다.

이에 대해 고종완 한양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가 강남 아파트를 잡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결과적으로는 비강남 지역 집값 뇌관을 건드렸다”며 “특히 주택 시장이 과열되면서 중산층 학군 수요가 탄탄한 광진·노원과 대규모 재개발로 주거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동대문·서대문 집값이 상대적으로 폭등하는 ‘밴드왜건’ 효과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단지 다음으로 상승률 5위는 2017년 10억1500만원에서 올해 22억5000만원으로 오른 송파구 랜드마크인 잠실 엘스(121.7%)가 차지했다.

상승률 6위는 영등포구 랜드마크인 ‘영등포 푸르지오’가 3년전 5억600만원에서 현재 10억9500만원으로 상승해 116.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마포구 랜드마크 아파트인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가 2017년 2분기 8억원에서 올해 3분기엔 17억1000만원으로 113.8% 올라 상승률 7위에 올랐다.

이어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3단지’(6억7000만원→14억3000만원, 113.4%)와 용산구 도원동 ‘삼성래미안’(5억6500만원→12억원, 112.4%), 강동구 암사동 ‘강동롯데캐슬퍼스트’(6억2000만원→12억9000만원, 108.1%)이 상승률 톱10안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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