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시브 건물설계+신재생 열·전기 생산+ESS+BEMS+FEMS 조합

건물 에너지패키지 완성도↑ 스마트그리드 연결, 에너지효율 향상

세종 5-1 조감도. 그림=행복도시건설청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정부청사가 들어선 충남 연기군 세종시에 세계최초의 제로에너지도시가 들어설 전망이다. 제로에너지 스마트도시는 양방향 에너지 정보 통신 네트워크가 융복합되고 에너지시스템이 균형잡히게 구축돼 주민에게 안전하고 편리하며 쾌적감을 제공하는 신산업 창출형 지능형 도시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부산과 세종시를 대한민국 대표 스마트도시로 선정했다. 그 중 세종시 5-1 지구(이하 세종 5-1)는 이미 2017년 '스마트도시 개발계힉 및 지구단위계획 수립용역'을 발주, 준비해왔었기에 스마트도시 선정은 매우 당연한 결과이다. 세종 5-1의 '건축물 중심 제로에너지도시' 아이디어는 이명주 명지대 교수가 2017년 현상공모당시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교수는 2013년부터 시작한 노원에너지제로주택단지 조성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이 교수의 학내벤처기업이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고 명지대학교 산학협력단엔 대통령 표창을 받게 한 주인공이다.

이 교수는 독일 수학 시절 배운 패시브하우스를 바탕으로 제로에너지하우스를 건설하고, 제로에너지하우스의 공동주택과 저층주택을 모아 제로에너지주택단지를 구성하고 다시 제로에너지주택단지를 모아 제로에너지도시를 추진하며 활동의 지평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이 교수 스스로도 “독일의 에너지전환방식과 세종 5-1의 에너지전환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제로에너지도시는 분산형 에너지공급 방식과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언급, 그의 꿈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5-1 생활권이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로 선정됐다. 그림은 5-1 생활권 국가 시범도시 콘텐츠의 예시 그림=국토부 제공

◇ 제로에너지도시, 분산형 재생에너지가 원천 기술…스마트그리드로 실현

이 교수에 따르면 도시차원의 전기와 열의 에너지전환을 고민하기 이전에 도시를 구성하는 건축물의 전기와 열 에너지 전환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

건축물의 에너지수요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패시브설계 요소기술 부지 경계 내외에 설치된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열과 전기 생산, 이를 저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BEMS)나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를 조합해 건축물의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한다.

한발 더 나아가 도시에서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건축물의 에너지전환 시스템을 우선 설치하고 에너지전환을 이룬 건축물을 스마트그리드로 연결해 지역 공동체와 도시 전체의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한다.

이 교수는 “세종 5-1을 제로에너지 스마트도시로 구현하기 위해 결국 에너지소비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최대화하며 에너지저장장치를 최적화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제로에너지 산업이 모여 활동하고 스마트도시와 관련된 모든 것이 시장원리에 입각해 거래될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컨대 기존 제로에너지주택단지에 적용됐던 건물에너지효율화기술을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지역단위, 도시단위로 확대해 연결하는 것이 제로에너지시티의 핵심으로 파악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교수는 세종시 5-1의 경우 주거, 비주거 건축물 모두 건축물 5대 에너지인 난방, 냉방, 급탕, 환기, 조명에너지를 넷 제로에너지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구체적으로 2023년 세종시 5-1에 새롭게 완공될 건축물은 난방 에너지요구량이 연간 기준 ㎡당 15~20kWh이며 냉방 에너지요구량이 30kWh로 설정됐다.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구비할 경우 트리플 원(1+++) 등급 실현이 목표다.

목표는 크게 잡아놨지만 각각의 건축물을 트리플 원 수준으로 올리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비주거 건축물은 열과 전기의 생산량 대비 소비량이 훨씬 크기 때문에 시간별, 요일별, 계절별로 주거와 비주거 간의 에너지 거래가 없다면 제로에너지도시를 실현할 수 없다.

이 교수는 이러한 난점을 극복하기 위해 2021년까지 스마트그리드가 구축돼야 한다고 했다.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생산되고 저장된 에너지를 실시간상쇄, 저장상쇄, 거래상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령 인구 저밀 주거지와 비주거지는 연간 전기와 열 소비량보다 생산량이 훨씬 많기 때문에 생산된 전력이나 열을 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해 인구고밀 주거와 비주거 지역에 이전해 상쇄시킬 수 있다.(실시간상쇄, 거래상쇄) 아울러 낮시간에 생산된 전력을 에너지저장장치에 저장해뒀다가 밤 시간에 사용해 상쇄할 수도 있다.(저장상쇄)

이 교수는 “실시간상쇄, 거래상쇄, 저장상쇄가 가능한 에너지, 정보, 통신 네트워크가 가능한 도시 기반 인프라만 구축된다면 건축물 중심 화석에너지 제로도시가 실현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세종 5-1 구역 활용. 그림=행복도시건설청

◇ 제로에너지도시, 토지이용계획과 지구단위계획 수립 통해 활용방안 검토

지금까지 제로에너지도시를 실현하기 위해 양방향 에너지네트워크, 정보 네트워크, 통신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점을 살펴봤다. 여기에 더해 지형과 지역의 특성을 파악하고 분석해 도시 에너지효율 극대화를 위한 지형이용, 바람길, 일조량 극대화 등의 패시브설계가 필요하다.

세종 5-1은 기존 도시엔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할 복합플랜트 부지와 복개도로의 상부와 남향을 바라보는 기반시설 부지에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에너지저장장치는 개개의 건축물에 설치하고 도시의 중심인 주민공동체 시설과 통합센터에 추가 설치할 수 있다. 에너지 네트워크가 마련되도록 모든 건물이 BEMS나 HEMS를 구축할 계획이다.

비주거용지가 주거용지로 연결돼 상호 연계할 수 있도록 주거용지로 둘러싸인 비주거용지 토지이용계획이 마련됐다. 과거 도시엔 중심가와 주거지가 분리됐지만 제로에너지도시에선 중심가를 통과해 주거지로 연계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 교수는 “패치형태로 디자인된 중심가 주변엔 숲길과 보행로를 설계해 비주거와 주거지역의 경계가 안전한 보행로이자 공원이 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주야로 사람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커뮤니티를 제공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에 따르면 제로에너지도시 패치 남축엔 상가 중심지인 BRT중심가로가 있고 북측엔 복개예정 외곽도로가 있다. 복개지역을 에너지명소로 자리매김하도록 4차 산업혁명 아이템과 자율주행차와 드론의 체험공간으로 기획했다.

에너지플랫폼은 도시 분산형 발전시스템의 하나이자 통합에너지관제센터 역할을 병행하며 각 생활권의 에너지저장과 거래의 중심이면서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도시의 홍보, 전시 교육장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특히 BRT 중심가로엔 박막형 태양광 전지판을 건축물 입면에 설치한 특화거리를 조성해 제로에너지도시의 랜드마크로 활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세종 5-1 에너지플랫폼은 세종 2-4에 위치한 도시통합정보센터와 정보를 상호, 교류, 공유함으로써 세종시 전체를 스마트도시로 전환하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이 교수는 세종 5-1이 에너지특화사업을 할 수있도록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에너지생산단가가 기존 시스템의 공급단가보다 낮기 때문에 새로운 에너지공급계약과 이를 해결하는 법인체 설립도 고민하고 있다.

이 교수는 “세종 5-1은 에너지생산시설에 대한 보험, 유지관리, 관련 정보통신 서비스사업 등 신산업이 창출되는 도시”라고 요약했다.

왼쪽에서 두번째 이명주 명지대 교수가 건설책임을 맡은 노원제로에너지주택단지에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사진=이명주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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