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750만원 지원, 임대료 kW당 4만원 지원하지만 시장 개척 어려워"

학교 지붕을 임대해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하는 햇빛새싹발전소의 김수봉 본부장. 사진=안희민 기자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학교 옥상을 친환경교육 학습의 장으로!’

한국전력이 발전자회사와 설립한 햇빛새싹발전소의 모토다. 햇빛새싹발전소는 학교 옥상을 임대해 태양광을 설치하고 발전수익을 얻는 특수목적법인이다. 2016년 한전과 발전자회사들이 2000억원을 조성해 설립한 회사로 출범 3년째를 맡고 있다. 대표이사격인 김수봉 본부장을 만나봤다.

김 본부장은 “학교 태양광, 시장 접근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증축 등 다양한 변동을 예정하는 학교들이 많아 시장 접근 자체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태양광발전 설비는 25년 후에도 설계성능의 80% 수준의 발전량을 유지하도록 제작됐다. 이 장점이 오히려 학교 태양광 보급에 걸림돌이 됐다. 25년 동안 태양광발전 설비가 들어설 학교 옥상 부지가 충분히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물이 증축될 수도 있고 아예 새 건물을 짓기 위해 없앨 수도 있다.

햇빛새싹발전소는 학교 옥상을 임대하며 임대료로 kW당 연간 4만원을 지원하고 이 사업에 참여한 학교에 750만원을 일시불로 지급한다. 학교는 100kW급의 태양광설비를 설치하면 일년에 400만원의 임대료 수익이 발생하고 단번에 750만원의 목돈이 생기는 셈이다.

햇빛새싹발전소가 상당액을 학교에 돌려줄 수 있는 이유는 한국에서 태양광 사업이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산업부가 태양광을 보급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개선을 단행한 결과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학교 지붕에 100kW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하면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가중치 1.5를 인정받아 연간 2500만원의 수익을 거둔다.

김 본부장은 “햇빛새싹발전소엔 임대료가 큰 부담이지만 개별 학교 입장에선 메리트가 없다"며 "게다가 학교지붕에서 생산되는 전기 생산량이 학교가 사용하는 전기량 소비량보다 작기 때문에 학교가 태양광발전시설에 주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햇빛새싹발전소는 2020년까지 200MW의 학교 옥상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 진행이 더뎌 초기자본 2000억원을 아직 다 소모하지는 않았다. 아직 태양광발전소를 건설 중이기 때문에 발전사와 태양광전력판매 계약도 맺기 전이다.

햇빛새싹발전소를 바라보는 경쟁사업자의 의구심도 또 하나의 장애물이다. 다른 학교 지붕 태양광 사업자들은 햇빛새싹발전소의 시장진입을 반기지 않았다. 한전과 발전자회사를 등에 업은 햇빛새싹발전소가 단숨에 시장 지배적인 위치에 오르고 자신을 시장에서 밀어낼 것이라고 걱정하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여러 종류의 학교 태양광 발전사업자가 있다. 햇빛새싹발전소처럼 특정 기업이 지분을 투자한 특수목적법인이 있고, 시민들이 한푼 두푼 모아 설립한 협동조합형과 시교육청이 주도한 사업모델도 있다.

김 본부장은 햇빛새싹발전소에 대한 의구심을 거둬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학교 태양광 사업의 사업모델은 좋지만 생각보다 확장이 쉽지 않다"면서 "지구환경도 살리고 임대료 수익도 얻는 학교 태양광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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