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다를줄 알았는데 ....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쉐라톤 팔래스 호텔에서 열린 2018 원자력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축사를 경청하고 있다. 이 사장은 임기를 1년10개월 남기고 18일 돌연 사임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전현정 기자]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임기를 1년10개월 남기고 돌연 사임키로 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한수원에 따르면 이 사장의 퇴임식은 19일 경주 본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관섭 사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원자력업계에서는 이 사장이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사임을 고민하던 차,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가 건설 재개로 결정나고 원전 수출 문제도 해결될 조짐을 보이자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사장의 사임으로 인해 한국전력공사와 6개 발전 자회사 모두 CEO가 공석인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

앞서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달 한전이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된 직후 임기를 3개월여 남기고 퇴임했다.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중부발전 사장은 지난해 9월 사직서를 냈으며 한국동서발전은 김용진 전 사장이 기획재정부 2차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 상태다.

한편 국책연구원장들도 정권이 바뀔때마다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갈이가 반복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올 1월 손기웅 통일연구원장의 사임에 이어 19일에는 유병규 한국산업연구원장이 임기를 1년 4개월이나 남겨두고 사임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김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이, 11월에는 김재춘 전 한국교육개발원장, 8월에는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장 등이 임기를 1년여 남겨두고 줄줄이 자리에서 물러난바 있다.

정부부처의 산하 기관장을 지낸 한 고위 인사는 "공기관의 경우, CEO가 조직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업무를 추진해야 하는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임기를 절반도 못채우고 줄줄이 낙마한다면 누가 이것을 정상으로 보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문재인 정부는 다를줄 알았는데 역시나 예전 정권과 다를 바 없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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