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 이어 우미건설도 단독법인 세우고 현지시장 '노크'

경제 성장성 높고 실적 없이 신규시장 진입 수월 등 분석

[데일리한국 이정우 기자] 국내 건설사가 속속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부영이 지난 6월 베트남에서 첫 해외 주택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우미건설도 첫 번째 해외 진출 거점으로 베트남을 선택, 최근 현지에 법인을 세우고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건설사가 베트남에 잇달아 진출하는 배경은 베트남 경제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현지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보이고 있고 실적 없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데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라는 게 건설업계 일각의 분석이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우미건설은 8월 말 베트남 호치민에 단독 법인 ‘우미비나(WOOMI VINA)’를 설립했다. 우미비나는 우미건설 개발 담당 상무와 실무자, 현지 직원으로 구성된다.

우미건설은 단기적 수익창출 보다는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연착륙에 중점을 두고, 우미건설의 강점으로 부각됐던 주택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부동산 투자 및 운영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또, 학교사업 및 사회주택 등의 공익사업 참여와 현지의 다양한 기업 및 금융기관과의 공동투자도 모색할 방침이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우미건설이 종합 디벨로퍼 회사로서 변화를 모색 중이고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라며 “베트남은 한류 문화 선호도가 높고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많은 나라”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베트남의 경우 토지 매입 시 외국 기업이 살 수 없기 때문에 현지 법인과 조인해서 진행해야 하는 등 절차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때문에 현재 당장 주택사업을 한다든지 하는 것은 아니고 해외 사업에 대한 경험을 쌓고 현지 시장을 배워나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우미건설 보다 베트남 시장에 먼저 진출한 건설사는 부영이다.

부영은 지난 6월 베트남 하노이시에서 처음으로 해외 주택 공급을 시작했다.

부영은 베트남 하노이시 하동구 모라오신도시 CT-2~7블록에 지하 2층~지상 30층, 10개동, 전용면적 73~108㎡, 3482가구로 구성된 ‘부영 국제아파트’를 짓고 있다. 이 중 CT-4·7블럭 총 756세대를 지난 6월 분양했다.

모라오신도시 CT-4블록 부영 국제아파트는 지하 2층, 지상 30층 1개동으로 73~107㎡ 364세대, CT-7블록은 지하 2층, 지상 30층 1개동으로 73~107㎡ 392세대로 구성돼 있다.

해당 사업지는 부영이 토지를 매입하고, 아파트를 건설해 분양하는 자체사업으로 해외에서 분양이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영 관계자는 “베트남 경제가 성장하면서 고급 주택 수요가 늘고 있다고 판단해 진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하노이 외에 다른 지역에 부지가 있는 것은 아니며, 현재 분양을 비롯해 다른 사업에 대해 검토는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건설업계에선 건설사가 잇달아 베트남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지만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만만치 않다고 지적한다. 베트남의 경우, 내국인 시장 규모가 아직까지 작아 외국인을 타깃으로 사업을 해야 하며 그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게 쉽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베트남은 아시아권에서 잠재력이 큰 시장이고 최근 외국자본이 많이 들어와 있다. 이 곳에서는 사업을 할 때 내국인은 캐파가 작은 만큼 외국인을 대상으로 시장 예측을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과거 건설사들이 카자흐스탄 등에 진출했지만 해외시장 정보 수집과 분석 능력 부족, 추가 유동성 조달 등을 이유로 해외사업을 중단하거나 철수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지 않았느냐”며 “그럴 가능성이 있고 절대 쉬운 시장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해외 진출 시 실적이 없다면 소위 말해서 땅 사서 장사를 할 수 밖에 없는데 이렇게 진출할 수 있는 곳은 아시아에서 베트남이 유일한 시장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다른 나라는 선진업체들이 장악을 하고 있어 시장 진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인데, 베트남에서 성공하려면 그 시장을 얼마나 많이 이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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