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송도 사옥. 사진=포스코건설 제공
[데일리한국 이정우 기자] 포스코건설이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에 있는 ‘송도 사옥(포스코 E&C타워)’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6월 말 만기가 돌아오는 3566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상환하기 위해서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책인 셈이다.

통상 사옥 매각은 회사가 살아나기 위해 쓰는 ‘최후의 수단’이다. 때문에 얼마나 상황이 급박하면 회사 건물까지 팔려고 내놓았겠느냐는 말이 흘러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의 사옥 매각이 단기적으로는 득(得)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독(毒)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포스코건설 송도 사옥은 지난 2010년 7월에 준공됐으며 지상 39층 2개 동 규모로 연면적이 14만 8790㎡다. 이 가운데 포스코건설이 1개 동을 모두 쓰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송도 사옥을 매각한다고 하더라도 원하는 가격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도 사옥의 공실률이 40%에 달해서다. 송도는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데다 기반시설이 부족해 기업의 입주가 많지 않은데 상대적으로 오피스 공급 물량은 늘어 공실률이 높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전언이다.

2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실제 올해 1분기 송도 프라임급 오피스 공실률이 4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서울은 11.1%를, 부산은 16.5%를 기록했다. 프라임급 오피스란 서울에서는 연면적 3만3000㎡ 이상이나 21층 이상, 그외 지역에서는 연면적 1만6500㎡ 이상 규모 오피스를 말한다.

포스코 송도 사옥의 지분율은 부동산 관리 업체인 테라피앤디’가 51%, 포스코건설이 49%를 보유하고 있다. 매각 가격을 놓고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매각이 불발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현재 사옥 매각을 검토 중”이라며 “아직 매각 여부 등이 확정되지 않아 향후 사옥 매각 불발 시 어음 상환 계획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건설의 송도 사옥 매각 추진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득보다 실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지적과 함께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건설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도움이 되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자산이 줄어들고 다시 임대로 들어가야 하기에 실속이 없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송도 사옥의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서 매각을 추진할 수도 있다”며 “득실 여부는 시간을 두고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송도 사옥의 ‘헐값 매각’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송도가 공실률이 많다보니 원하는 가격의 매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섣불리 매각을 추진하다 헐값에 넘길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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