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트렌드 ⑦ 특화 단지·럭셔리 아파트]

실수요자 연령대 변화로 교육·의료 특화 '원스톱 아파트' 늘어

층간소음·주민 여가생활까지 신경쓰는 '스마트 아파트' 선호

상류층엔 호텔 부럽지 않은 1% '럭셔리 아파트' 여전히 관심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경기도 구리시에 사는 한 30대 부부는 도보권에 초등학교가 없어 매일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맞벌이로 바쁜 아침과 저녁 시간을 아이의 등하교에 투자하는 것은 물론 통학 시간 자녀의 안전사고에 대한 걱정 때문에 마음을 졸이기 때문이다. 이에 유씨 부부는 높은 가격을 주고서라도 학교가 도보 통학권에 있는 아파트를 알아보기로 결심했다. 다른 학부모들과 정보를 나누던 중 유씨 부부는 '교육 특화 아파트단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평택 GS 자이 더 익스프레스 조감도. 사진=GS건설 제공

교육· 의료 특화 단지 건설로 '원스톱 아파트'

올해 아파트 분양 물량은 2000년 이후 사상 최대인 50만 가구를 기록했다. 2002~2003년에는 35만 가구, 2007~2014년까지 평균 분양 물량이 27만 가구 정도였던 수치를 감안하면 2배에 가까운 물량이 풀렸다. 아파트 분양이 많아지면서 브랜드별 교육·조경·수납 등 측면에서 단지마다 특징을 살린 '특화 단지'가 눈에 띈다.

최근 어린 아이들의 사건·사고 문제가 잇따르면서 유씨처럼 과거 우수한 학군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던 '맹모'들이 자녀의 안전을 우선시 생각하면서 통학거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실제로 도보 통학권 아파트는 수요가 많아 거래가 활발해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GS건설의 경기도 평택 자이더익스프레스는 대표적인 교육 특화 단지다. 자이더익스프레스는 초등학교·중학교 예정 부지와 연결돼 찻길을 건너지 않고 통학이 가능하다. 특히 단지 내 상가에 들어서는 SDA 삼육어학원과 계약을 맺어 단지에서 공교육과 사교육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에듀케이션'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학원 측은 입주민 등록 시 강좌마다 20%할인 혜택(개원일로부터 2년 간)을 제공하고 입주민에게 수강 우선 등록권(개원일로부터 3년 간)을 제공한다. 또 영어 도서관에서 영어 리딩 프로그램도 1년 동안 무상 운영해 자녀를 가진 젊은 세대들의 반응이 뜨겁다.

다른 건설사들도 교육 특화 단지 분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 힐스테이트는 교육 특화 설계인 창의력 벽지를 적용한 '힐스테이트 운정'을 분양 중이며 경기도 안산시에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도보 통학이 가능한 교육 환경을 갖춘 '힐스테이트 중앙'을 선보였다.

삼성물산도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국공립 어린이집 3곳을 비롯해 삼일초, 남성초, 사당중, 동작중, 동작고, 경문고까지 걸어서 통학이 가능한 단지를 공급한다.

GS건설 관계자는 "금리가 떨어진 이후 주택시장 구매층이 30~40대층으로 이동하면서 자녀교육을 위한 교육특 화 단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며 "초·중·고교가 모두 단지 인근에 가까이 있어 통학 걱정이 없는 아파트의 경우 대체로 우수한 교통망이 형성되어 있고, 각종 편의시설 또한 잘 갖춰져 있는 만큼 실수요층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경희궁 자이 조감도. 사진=GS건설 제공

교육 특화 단지만큼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곳은 의료 특화 단지다. GS건설이 서울 종로구 교남동에 공급하는 경희궁자이는 주변에 강북삼성병원, 서울적십자병원 등 의료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삼북삼성병원과 연계하여 헬스케어실에 의료인력을 상주시키면서 입주민의 건강 관리까지 염두에 둔 단지를 만들어 주목받고 있다.

이외에도 남성과 자녀를 위한 전용 수납공간 확장도 아파트 분양의 새 흐름이다. 넥타이나 시계를 보관할 수 있는 남성 전용 드레스룸과 파우더장, 자녀 방의 붙박이장 등을 제공하는 아파트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하 주차장에 캠핑용품 같은 짐을 보관하는 가구별 창고를 주는 '수납 특화' 등 다양한 특화 단지가 많다.

층간소음에 강하거나,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 갖춘 '스마트 아파트'

대림건설은 아파트 거주 문화에서 입주민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요소인 층간소음에 주목했다. ‘e편한세상 울산온양’은 층간 소음에 강한 아파트로 주목받고 있다. 가족들의 활동이 많은 거실과 주방의 바닥에 침실(30mm)보다 2배 두꺼운 60mm 바닥 차음재를 사용했다.

층간소음 예방은 물론 난방 에너지 절감 효과까지 있어서 아이를 키우거나 소음에 민감한 사람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e편한세상 충주'도 모든 창호에 소음 차단과 냉난방 효율이 높은 이중창 시스템을 적용하고 바닥재 역시 층간 소음에 강한 마감재를 사용했다.

최근 아파트 단지 내에는 휘트니스 센터와 골프연습장은 물론 독서실, 주민카페, 자전거 정비소 등 입주민을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대규모 단지뿐 아니라 소규모 단지에도 자체 커뮤니티 시설을 통해 휴게 공간과 체육 시설을 사용할 수 있게된 것이다. 건강뿐 아니라 문화까지 즐길 수 있는 조각공원과 미술품 전시 공간 등 커뮤니티 센터의 범위가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아파트도 있다. 친구나 가족이 찾아왔을 경우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파티룸, 패밀리룸, 스파룸, 비즈니스룸 등으로 나뉘며 각종 행사 및 손님 맞이가 필요할 때 이 곳으로 초대할 수 있다.

세계적인 조경디자이너 로드베이크 발리옹이 참여한 ‘수원 아이파크 시티’는 독특한 외관을 자랑한다. 사진=현대산업개발 제공

건설 과정서 유명 디자이너 참여시킨 차별화된 아파트

눈에 띄는 디자인으로 수요자를 유인하는 건설사도 많아졌다. 성냥갑처럼 답답한 아파트가 아닌 유명 건축가들이 손길이 닿은 개성있는 외형의 아파트가 인기다. GS건설은 경기도 용인 동천2지구에 분양 예정인 ‘동천자이’에 하버드대 교수인 ‘니얼 커크우드’ 교수가 참여한 조경을 선보였다. 현대산업개발이 경기도 고양시 중산동에서 선보일 ‘일산 센트럴 아이파크’에도 조경 디자이너 로드베이크 발리옹이 함께한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유명 디자이너와 손을 잡는 데는 그들이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단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건설사들의 시공 능력이 평준화된 상황에서 유명 디자이너가 평면·외관·조경 설계에 참여하면 이색적이고 차별화된 단지가 만들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타임워너센터, 일본의 롯폰기힐스 등 세계적인 건축물 뒤에는 어김없이 유명 디자이너가 참여한 건축물이란 꼬리표가 따라붙곤 한다"며 "별다른 수식어 없이도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였다는 것을 한 눈에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일 것"고 설명했다. 실제 한화건설이 세계적 건축가 장 누벨과 함께 디자인한 ‘갤러리아 포레’는 최고가가 54억원을 호가하며 서울 고가 아파트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해운대 아이파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등 내로라하는 주상복합 아파트도 유명 디자이너의 손을 거쳐 남다른 외관을 자랑한다.

집이야? 호텔이야?…'럭셔리 아파트'의 꾸준한 강세

최고급 호텔의 스위트룸에 버금가는 인테리어와 명품가구 및 가전, 편리한 생활 편의시설뿐 아니라 CCTV, 비상 전화 스위치, 가구 현관 침입을 감시하는 자석감지기, 가구 내부 침입을 감지하는 동체 감지기, 주차장에서의 위급 상황을 대비한 마스터키 등의 철저한 보안 시스템을 자랑하는 럭셔리 아파트들도 늘고 있다.

서울의 럭셔리 아파트로는 합정역 메세나 폴리스, 도곡동 타워팰리스, 마포한강푸르지오, 공덕자이, 서울숲리버뷰자이,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공덕파크자이, 공덕동 펜트라우스, 공덕동 마포 kcc타워, 공덕 롯데케슬, 여의도 롯데캐슬아이비, 목동 하이페리온, 목동 트라팰리스애비뉴, 여의도 대우 트럼프월드,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황학아크로타워, 목동 힐스테이트, 용산 푸르지오써밋, 래미안밤섬리베뉴, 한강밤섬자이, 반포자이, 반포래미안, 반포 아크로리버뷰,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등이 있다.

장 누벨이 디자인에 참여한 ‘갤러리아 포레’는 거실에서 270도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사진=한화건설 제공

럭셔리 아파트의 가장 큰 특징은 상류층 VIP 입주민의 특성에 맞춰 특급호텔 스위트룸에 버금가는 수입산 명품 마감재를 내부 인테리어에 사용하는 것이다. 시스템에어컨이 각 방마다 설치되어 있으며, 각종 빌트인 가구까지 마련되어 있다.

메세나 폴리스의 경우 거실 아트월은 아르마니아산 규장석, 거실의 벽과 바닥 타일은 스페인산, 거실 등은 프랑스산 바리솔, 거실 시스템 창호를 지탱하는 창대석은 이태리산 대리석, 침실의 바닥재는 독일산 원목마루, 욕실의 욕조와 세면기는 이탈리아산 타일 등으로 돼 있다. 주방가구로 사용된 독일 라이트 제품의 시중가는 무려 6,000만원에 이르며, 이탈리아 베네타쿠치네 주방가구는 9,000만원에 이른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냉장고, 전기오븐, 식기세척기, 쿡탑 등도 모두 독일의 명품 브랜드인 밀레와 지멘스 제품들로 구성돼 있다.

이 아파트들은 철저한 보안시스템으로도 유명하다. 입주민의 동선을 따라 전문 경호원이 배치되어 있으며 24시간 외부인의 무단 출입이 통제된다. 대부분 입주민 전용 출입구와 전용 엘리베이터가 따로 운영되고, 지하주차장에는 비상콜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또 입주민들을 위한 입주청소, 청소ㆍ빨래 등의 하우스키핑 서비스, 택배를 집까지 안전하게 배달하는 택배 서비스와 같은 호텔급 서비스도 제공된다.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초고층 고급 주상복합아파트가 최근 대한민국 상위 1%급 슈퍼리치 입주자들에게 호응이 크다"며 "가격 또한 일반 주상복합과는 격차가 있어서 투자용으로도 손색이 없기 때문에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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