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情: 코리아 이모션’ 등 통해 독창적 몸짓 선보여 호평
  •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이현준이 제28회 무용예술상에서 연기상을 수상했다. 사진=유니버설발레단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이현준이 지난해 가장 빛났다. 무용월간지 ‘몸’이 선정한 제28회 무용예술상에서 7일 연기상을 수상했다. 공동 수상자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리회와 춤판야무 안무가 금배섭이 함께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20일(목) 오후 3시 포스트극장에서 열린다.

‘무용예술상’은 해당연도에 발표된 작품과 왕성한 활동을 펼쳐온 무용인을 대상으로 작품상, 안무상, 연기상, 전통춤연기상, 무대예술상을 선정해 시상한다. 역대 연기상 수상자로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이원국 단장 등 한국 발레계에 굵직한 명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현준은 한국발레협회 당쇠르 노브르상(2009)을 석권한 국내 최고의 발레 무용수 중 한 명이다. 올해로 프로데뷔 14년차에 접어든 중견 무용수지만 지난해 그의 활약은 눈부셨다.

유니버설발레단의 2021년 정기공연 ‘돈키호테’(6월) ‘情: 코리아 이모션’(6월) ‘지젤’(10월) ‘호두까기인형’(12월) 등에서 주역을 맡아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정기공연 4편이 모두 매진이라는 영광스러운 기록 속에는 이현준의 헌신도 한몫했다. 그만큼 관객들이 무용수에게 갖는 기대감과 만족감은 크다.

  •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이현준이 지난해 공연한 ‘情: 코리아 이모션’에서 독창적 몸짓을 선보여 제28회 무용예술상 연기상을 수상했다. 사진=유니버설발레단
그의 어릴 적 꿈은 발레 무용수가 아니었다. 백댄서를 꿈꿨던 그는 초등 6학년 때 사촌누나(강예나 유니버설발레단 전 수석무용수)의 영향을 받아 발레를 시작했다. 통상적으로 3, 4학년 무렵에 발레 전공 코스를 밟는 것에 비하면, 늦깎이 발레 입문인 셈이다. 남들보다 늦은 만큼 스스로를 혹독하게 훈련시켰고, 이것이 루틴이 되어 최정상에 올라선 지금도 늘 연습은 현재진행형이다.

“무용수에겐 한 해가 금쪽같아요. 오랫동안 춤추고 싶어도 세월은 기다려 주지 않죠. 그래서 코로나가 정말 야속하고, 많은 작품으로 관객과 함께했던 작년은 더없이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이현준은 끊임없는 캐릭터 연구와 정확하게 계산된 동작으로 자신만의 해석과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무용수다. 이 덕분에 고전, 낭만, 모던, 드라마, 창작발레까지 작품 스펙트럼은 한계가 없다.

희극발레 ‘돈키호테’에서는 가난하지만 꿈과 사랑을 쟁취하는 젊은 이발사 바질 역을 자신만의 색으로 멋지게 소화했고, ‘지젤’에서는 신분을 속인 채 순진한 시골 처녀의 마음을 훔치고 배신한 후 뒤늦은 후회와 용서를 구하는 귀족으로 열연해 관객을 낭만발레의 세계로 흠뻑 빠져들게 만들었다. 이현준의 시그니처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드라마 발레 ‘오네긴’에 관객들이 엄지척을 올리는 이유도 넘사벽 연기력에 기인한다.

이번 ‘무용예술상’ 연기상은 지난 6월 대한민국발레축제에서 보여준 이현준의 독창적인 연기력에 대한 상이다. 유병헌 예술감독이 새롭게 선보인 창작발레 ‘情: 코리아 이모션’에서 이현준은 한층 농익은 연기력으로 ‘한국인의 다양한 정(情)의 감정’을 섬세하고 깊이 있게 표현했다.

  •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이현준이 지난해 공연한 ‘情: 코리아 이모션’에서 독창적 몸짓을 선보여 제28회 무용예술상 연기상을 수상했다. 사진=유니버설발레단
이번 수상과 관련해 문훈숙 단장은 단시간에 기량을 증명해야 하는 콩쿠르에서는 테크닉이 중요하지만, 전막 발레를 제대로 이끌어 나가려면 테크닉 외에 연기력이 필수요소라고 설명한다.

문 단장은 “춤에 있어서 테크닉은 예술을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며, 작품의 메시지를 관객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기력이 중요하다. 좋은 연기는 자신의 캐릭터 외에도 모든 등장인물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춤에 연기를 잘 녹여내야 관객을 이야기 속에 몰입시킬 수 있는 힘이 생겨난다. 그런 측면에서 이현준은 좋은 무용수이자, 최고의 연기자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제28회 무용예술상 연기상의 영광을 차지한 이현준은 “지난 한 해 동안 유니버설발레단의 공연이 취소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감사했는데, 이렇게 뜻밖에 큰상을 받게 되어 기쁘다. 이 상은 평생의 파트너 손유희 무용수와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님과 유병헌 예술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와 단원들을 대표해서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제가 공연과 연습에 몰두할 수 있도록 저희 아이들을 돌봐 주시는 양가 부모님께 영광을 바친다. ‘예술이 나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술을 위해 내가 존재한다’는 말을 되새기면서, 가장으로서 무용수로서 앞으로 더 깊은 사명으로 무대에 임하는 무용수가 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한편 올해로 28회를 맞는 무용예술상은 창무예술원이 주최하고 무용월간지 ‘몸’이 주관하며, 국내 무용예술가들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고 한국 춤 문화진흥에 기여하기 위한 취지로 1993년에 제정됐다. 올해 심사위원장은 박성혜 무용평론가가 맡았고 심사에는 김예림, 문애령, 장광열, 정옥희가 참여했다.

기자소개 민병무 기자 다른기사보기
데일리한국 뉴스스탠드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미디어네트워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22/01/07 16:35:28 수정시간 : 2022/01/07 16:3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