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분, 12세 관람가, 11월 13일 개봉

영화 '블랙머니' 언론시사회 현장(사진=이수경)
[데일리한국 부소정 객원 기자] 대대적인 금융사기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2003년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인 외한은행 헐값매각사건을 다룬 영화 ‘블랙머니’가 그 주인공이다. 국민의 관심과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해 정지영 감독은 이를 쉽고 재밌게 풀어냈다.

지난 28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언론 시사회에서는 영화 ‘블랙머니’(제공/배급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감독 정지영)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정지영 감독과 조진웅, 이하늬 배우가 참석했다.

‘블랙머니’는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나아가 ‘막프로’라는 별명을 지닌 양민혁 검사(조진웅 분)가 자신이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던 중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IMF 이후 외국 자본이 외환은행을 헐값에 인수한 후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떠난 론스타 사건을 극화한 작품이다.

정지영 감독, 영화 '블랙머니' 언론시사회 현장(사진=이수경)
정지영 감독은 “경제를 잘 몰라 영화 제작을 하면서 공부를 많이 했다. 관련 분야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많은 자료를 수집했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상당히 시끄러웠던 사건인데, 아이러닉하게도 대중들은 내막을 잘 알지 못한다. 대중들이 잘 모르는 사실들을 공유하고 토론하면서 더 나은 사회로 나가고 싶어 이 작품을 기획했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상업영화로의 성공을 위한 방편으로 정 감독은 “어려운 경제 이야기에 사회 비리를 고발하는 묵직한 주제라 최대한 쉽고 재밌게 풀어가고자 했다. 양민혁이란 캐릭터만 따라가면 사건 전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밝혔다.

정지영 감독, 영화 '블랙머니' 언론시사회 현장(사진=이수경)
그는 “사는 것만도 힘든 관객들은 오락영화를 대체로 좋아한다. 싫어하는 주제일 수 있으나 되도록 많은 관객이 영화를 보고 나서 사회 비리에 대한 토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또한 정 감독은 “최근 검찰 개혁이란 주제가 부상해 얼떨결에 시기가 맞물렸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사건이 터지기 훨씬 전인 6년 전부터 기획됐고, 준비해왔다. 지금의 국정 상황과 영화가 플러스알파로 작용할지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제가 원하는 건 이 작품을 계기로 관객들이 사회문제의 심각성을 조금이나마 깨달으면 좋겠다는 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조진웅, 영화 '블랙머니' 언론시사회 현장(사진=이수경)
조진웅은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는 ‘막프로’ 양민혁 검사로 분한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고 눈 뜬 채로 코 베인 기분이었다.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자연스레 묻힌 상황에 분개했다”고 운을 뗐다.

영화 참여 계기에 대해 조진웅은 “기존 영화와 결 자체가 다르다. 무게감이 있고, 현재 진행형인 실제 사건을 다룬다. 미리 본 관객들도 영화를 보고 나면 감정이 격해진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관객들과 토론의 장을 만들고 싶었다. 몰라도 되는 무관심 병에 걸려 있었는데, 이 영화는 내게 백신이 되어 나를 눈뜨게 만들어줬다. 메시지와 주제를 전달하고자 하는 사명감에 영화에 참여하게 됐다”라 답했다.

조진웅, 이하늬, 영화 '블랙머니' 언론시사회 현장(사진=이수경)
극 중 열의 넘치는 양민혁과의 싱크로율에 대해서 조진웅은 “배우가 캐릭터를 만나면 완전히 이입되려고 노력한다. 피부, 혈관에 흐르는 피도 캐릭터화를 시키고 자연스레 스며들게 된다. 지금까지 늘 그래왔다”면서 “양민혁처럼 나도 감정적인 성향이 있다. 하지만 양민혁을 보면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감정 조절을 하고 철두철미하게 조사하고, 차분하게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그게 양민혁에게서 배운 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조진웅, 이하늬, 영화 '블랙머니' 언론시사회 현장(사진=이수경)
같이 호흡을 맞춘 이하늬는 조진웅에 대해 “싱크로율 200%”라 치켜세웠고, 정지영 감독은 “조진웅은 예상과는 다른 연기를 했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양민혁다웠다. 촬영 중반 이후엔 아예 양민혁 그 자체란 생각이 들었다. 싱크로율을 넘어선 빙의였다”라고 극찬했다.

이하늬, 영화 '블랙머니' 언론시사회 현장(사진=이수경)
이하늬는 국제 통상 전문 변호사이자 대한은행의 법률 대리인 김나리를 연기한다. 그는 “조진웅과 함께 작품을 찍고 싶어서 오매불망 기다려왔는데, 이 작품을 통해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이하늬는 “영화 ‘극한직업’과 드라마 ‘열혈사제’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코믹과 가벼운 작품에 어울린다는 이미지가 있어 감독님이 섭외에 고민을 많이 하신 걸로 알고 있다. 누군가를 웃기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 그래서 코미디 장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건 행복한 일이지만, 배우로서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때마침 무게감 있는 작품과 정지영 감독님을 만나 무척 행운이라 생각한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시나리오를 보면 치밀하고 어려워 두 세 번 읽어야 할 정도였는데, 영화는 굉장히 쉽게 잘 풀어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면마다 경제용어와 영어가 많아 어려운 단어들을 입에 붙이려고 노력했다. 툭 치면 영어단어가 바로 튀어나올 정도로 연습했다”고 남다른 노력을 들인 점도 짚었다.

이하늬, 조진웅, 정지영 감독, 영화 '블랙머니' 언론시사회 현장(사진=이수경)
마지막으로 정지영 감독은 “지난 번 ‘부러진 화살’처럼 어떻게 재밌게 만들면서 극 중 인물과 함께 가는가가 관건이었다. 이전 작품들은 실제와 가깝게 만들려고 했는데 이번 작품은 실제적인 것보다는 오락영화 요소에 포커스를 두고 연출했다. 관객들이 많이 보시고, 토론도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조진웅은 “생각할 거리가 많은 무거운 주제인데 쉽게 풀어서 영화화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배경지식 없이 극장에 오셔서 편하게 관람해도 보는 데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저 같은 경제 문외한도 영화에 출연까지 했다. 쉽게 소통할 수 있고, 나아갈 수 있는 지점을 이 영화에서 제시했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이하늬는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 큰 의미가 있으려면 영화를 다 함께 봐야 한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어떤 해석을 할지 궁금하고 설렌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영화 '블랙머니' 포스터(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영화 ‘블랙머니’는 오는 13일, 12세 관람가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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