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개봉 예정

김도영 감독, 정유미, 공유 배우, 영화 '82년생 김지영'제작보고회 현장(사진=이수경)
[데일리한국 부소정 객원 기자] 2016년 출간 이후, 100만부 돌파 베스트셀러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영화로 만들어진다. 원작은 페미니즘과 여성혐오의 화두를 일으켜 SNS에 인증샷만 올려도 댓글 테러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 때문에 영화화가 결정됐을 때, 기획 단계부터 논란의 중심이 되어왔다.

이에 주인공 정유미는 “하지 않을 이유 없다”라고 당당하게 소신을 밝혔다.

정유미, 공유, 김도영 감독, 영화 '82년생 김지영'제작보고회 현장(사진=이수경)
30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영화 ‘82년생 김지영’(제작: 영화사 봄바람, 감독 김도영) 제작발표회에서는 김도영 감독과 정유미, 공유 배우가 참석했다.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에 태어나 누군가의 딸, 아내, 동료이자 엄마로 살아가는 이 시대의 '지영'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평범하고 고단하게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 여성을 대변하는 김지영(정유미 분)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기도 하다.

원작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 작품이다. 하지만 페미니즘 도서로 누리꾼들에게 평가받으면서, 영화 역시 제작 전부터 낮은 평점으로 평점 테러를 당했고, 출연 배우들에 대한 악성 댓글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김도영 감독, 영화 '82년생 김지영'제작보고회 현장(사진=이수경)
메가폰을 잡은 김도영 감독은 지난 해 단편 영화 ‘자유연기’로 제17회 미장센단편영화제 비정성시 부문 최우수작품상과 관객상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첫 장편 데뷔작 ‘82년생 김지영’을 통해 이 시대의 여성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신인 감독으로서 사회적 화두의 작품을 만든 이유에 대해 “원작을 읽었는데, 두 아이의 엄마이고, 아내고, 딸이고, 일하는 여성으로서 공감을 많이 했다”며 “이 이야기는 해야 하는 이야기다. 상업영화의 틀 안에서 제작된다는 것은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작품 의도를 확신에 찬 목소리로 밝혔다.

그는 또한 “원작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영화적으로 풀어낼까, 잘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면서 “부족하지만 꼭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정유미, 영화 '82년생 김지영'제작보고회 현장(사진=이수경)
정유미가 연기한 ‘지영’은 결혼과 출산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우리 현대 여성들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과거를 떠올리며 후회하고, 일상에 갇혀 답답해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캐스팅 소식과 동시에 불거진 논란에 대해 정유미는 “그때 그런 일이 있었지만, 영화를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 바르게 영화를 만들고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고 싶다”면서 “안할 이유가 없고, 큰 부담이나 걱정 또한 없었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정유미, 영화 '82년생 김지영'제작보고회 현장(사진=이수경)
김지영 캐릭터에 대해서도 “아직 결혼도 안 했고, 육아를 해본 적도 없어서 완벽하게 캐릭터에 공감했다고는 할 수 없다”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외면했던 주변 사람들이 많이 생각나 미안하고,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공유, 영화 '82년생 김지영'제작보고회 현장(사진=이수경)
공유 역시 정유미의 의견에 동의하며 “시나리오를 읽고,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며 “논란이 문제가 되고 걱정된다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소신을 강조했다. “평점 테러는 방해가 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관점의 차이는 늘 존재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기도 하다.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공유는 지영을 지켜보는 남편 ‘대현’을 연기한다. 힘든 내색 없이 괜찮다고만 하는 아내가 마음에 걸리고, 다른 사람이 된 듯한 모습에 고민이 깊어지는 남편의 감정을 내밀하게 표현해냈다.

공유, 영화 '82년생 김지영'제작보고회 현장(사진=이수경)
공유는 “시나리오를 읽고 정말 많이 울었다. 대현의 어떤 대사나 행동에서 울컥하기도 했고, 어머니 생각에 오랜만에 전화를 드리기도 했다. 부모님 혹은 다음 세대까지도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정유미, 김도영 감독, 공유, 영화 '82년생 김지영'제작보고회 현장(사진=이수경)
김도영 감독은 “원작과의 차별점은 정유미와 공유였다”라고 꼽을 만큼 두 배우의 연기와 싱크로율에 만족을 표했다. 그는 “정유미는 상상을 뛰어넘는, 김지영 그 자체였다”면서 “상처가 드러나는 순간들까지도 집중해 연기해줘 연출하면서도 울컥울컥했다”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가장 맘에 드는 장면에 대한 질문에서도 “김지영이 나오는 장면은 모두 다 애착이 간다. 정유미 배우가 김지영을 잘 연기해줘서 더욱 애착이 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편 대현을 연기한 공유에 대해서도 “배려심 있다고 느끼는 평범하고 소심한 남자, 눈치도 별로 없지만, 아내를 걱정하고 염려하는 보통 남자를 공유 배우가 성심껏 연기해줘서 고마웠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특별한 남자 공유의 보통 남자 연기는 섬세한 노력의 결과물일 것이다.

정유미, 공유, 영화 '82년생 김지영'제작보고회 현장(사진=이수경)
정유미와 공유는 이번 영화가 세 번째 만남이다. 두 배우는 ‘도가니’와 ‘부산행’에서 호흡을 맞췄고, 이번에는 부부로 다시 만났다. 정유미는 “공유 씨는 어느 순간 몰입해있는지 모를 정도로 정말 잘했다. 이미 대현의 모습을 하고 있다”라고 칭찬했고, 공유는 “감독님 말씀대로 정유미 씨는 김지영 그 자체다”라면서 “연기자로서 선천적 매력이 넘친다. 현장에서 정유미의 연기를 보면 저절로 연기에 이입하게 된다. 이것이 정유미의 무기이자 힘이다”라고 강조했다.

김도영 감독도 “부부가 오래 되면 남매 같은 사이가 된다. 정유미와 공유 배우가 오래 알아온 사이라 남매 같았다. 투덕거리면서도 호흡이 착착 잘 맞았다. 두 배우의 모습이 참 보기 좋고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회고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포스터(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오는 10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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