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 문화의 날 개봉, 103분, 12세 관람가

영화 '엑시트'캐릭터 포스터(CJ엔터테인먼트 제공)
[데일리한국 부소정 기자] 31일 개봉한 영화 ‘엑시트’가 동일 개봉하는 ‘사자’를 제치고 정상에 등극했다.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엑시트는 주요 영화 예매사이트에서 가파른 예매 상승률을 기록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CGV골든에그지수도 동시 개봉작 중 최고 수치인 97%를 기록했다.

시사회를 통해 사전 관람한 관객들의 호평 속에 엔딩 크레딧에 깜짝 등장하는 쿠키 영상도 놓치지 말라는 영화 팁도 전파되고 있다. 더불어 이승환의 곡 '슈퍼 히어로'는 전 국민의 응원가로도 손색이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올 여름 한국 영화 중 유일하게 IMAX 및 4DX 등 특수 상영 포맷으로도 개봉해 눈길을 끈다.

영화 ‘엑시트’가 한국 영화의 흥행을 이끌어가는 이유는 뭘까?

영진위 통합전산망, CGV홈페이지, 메가박스 홈페이지 캡쳐
우선, ‘재난 영화’라는 장르를 신선하게 재해석했기 때문이다. 보통 재난영화는 어둡고 무겁고 진중하다. 살기 위해 처절히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가까운 인물들이 희생되는 장면을 주인공과 함께 견뎌야 한다. 하루하루 ‘일상’이 ‘재난’처럼 힘든 관객들에게 천재지변 앞에서 느껴야 하는 커다란 아픔과 무기력함은 자칫 영화를 보고나서 더욱 기운 빠지게 할 수 있다.

영화 ‘엑시트’는 재난영화에서 신파, 분노유발 캐릭터, 수동적인 주인공 등의 진부한 요소를 과감히 빼고, 신선함과 기지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한다. 비장미 대신 절체절명의 순간에서조차 코믹과 유쾌함을 장착했다. 코믹요소는 아이러닉하게도 절대 주인공이 죽지 않는다는 전제를 깔고 가는 첩보영화들처럼, 주인공들이 반드시 역경을 헤치고 살아 돌아오며, 재난도 금방 가라앉을 거라는 믿음을 선사한다. 그 믿음이 보상받는지는 직접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다소 이기적이고 얄미운 캐릭터는 있지만, 재난 영화의 생존자 중에 꼭 한 명은 있을 법한, 분노 유발 악역도 딱히 없다. 또한 천재지변 속에서 무기력하게 구조를 기다리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재난 상황 속에서 좌절하지 않고, 짠내를 풍기면서도 능동적으로 위기를 헤쳐 나가는 주인공 캐릭터들은 관객들의 현실적인 공감을 얻고 응원을 이끌어낸다.

영화 '엑시트' 언론시사회 현장(사진=김귀정)
지난 17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임윤아는 “캐릭터들이 직접 탈출하는 방법을 찾아가고, 탈출을 위해 필사적으로 뛰어다니는 능동적인 모습이 우리 영화의 가장 차별화된 부분이 아닐까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상근 감독 역시 “재난상황에 주를 두기보다는 어떤 캐릭터들이 생존 방식에 완전히 포커스를 맞춘 점이 다른 영화들과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확신했다.

조정석 배우, 영화 '엑시트' 언론시사회 현장(사진=김귀정)

조정석은 시나리오를 읽는 순간 "바로 이거다!"하고 생각했다며, "순수하고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캐릭터지만,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온갖 기지를 발휘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캐릭터에 무척 끌렸다"고 출연 의도를 밝혔다. 성수기 흥행 예감에 대해서도 "쟁쟁한 작품이 많아 떨리지만, 우리만의 신선함, 특별함이 있기 때문에 자신있다"라고 확신했다.

영화 '엑시트'스틸(CJ엔터테인먼트 제공)
재난 영화의 클리셰 없는 산뜻하고 재기발랄한 상상력은 요즘 관객들의 감성과도 맞아떨어진다. 또한 평소에 쓸모없어 보이고, 취업에 도움이 안 되던 산악동아리 경험을 살려 전대미문의 재난 상황을 돌파해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쏠쏠한 재미도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쓰레기봉투, 운동 기구, 실물 스탠딩 등 일상용품을 활용한 탈출법은 잔재미를 일으킨다.

목숨 걸고 재난 지역을 탈출하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웃으면 안 되는데, 하면서 울고 웃고 하는 사이, 지루할 틈 없이 영화는 끝난다.

박인환 배우, 영화 '엑시트' 언론시사회 현장(사진=김귀정)
또한 이 영화에서는 따뜻한 인간애를 느낄 수 있다. 가족들의 잔치에서 벌어지는 재난 상황이므로, 가족들의 걱정과 애틋함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용기를 내고 희생하는 장면들은 설득력을 크게 얻는다. 박인환, 고두심, 김지영 등 조연들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도 생활 밀착형 재난 영화 속에서 감동을 표현하는 데에 힘을 보탰다.

용남 아버지 장수 역의 박인환은 “원래 재난 영화라면 특별한 영웅이 초인적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우리 영화는 평범한 주인공들이 등장한다"면서 "주인공이 평소 동네를 어슬렁거리던 이웃청년이란 점에서 가깝게 와 닿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지영 배우, 영화 '엑시트' 언론시사회 현장(사진=김귀정)

용남의 누나 정현 역의 김지영은 “‘극한직업’에 이어 이번에도 촉이 왔다. 요새 웃을 일도 별로 없고 힘들고 지치고 답답하지 않나. 재난 영화, 블록버스터 영화를 떠나 오밀조밀한 가족애와 웃음 포인트가 있는 영화다. 이런 영화는 참 오랜만이고 귀하다”라고 매력을 짚어냈다.

이상근 감독, 영화 '엑시트' 언론시사회 현장(사진=김귀정)

주인공들이 영화 내내 멈추지 않고 달리는 모습, 불의에 굴하지 않고 맞서는 모습, 사랑하는 가족과 어려운 처지의 약자들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 등은 이 영화의 감동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취업이 어려운 ‘재난’같은 시대에도 청춘들에게 따뜻함을 잃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달리라는 메시지도 암암리에 전달한다.

이상근 감독이 “청춘이 고군분투하고 달리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땀내 나고 뭔가를 위해 열심히 달리는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라고 작품 의도를 밝혔듯이 말이다.

조정석, 임윤아는 현실적인 액션을 위해 몸을 불사르며 대다수의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는 후문이다. 영화 절반이 넘는 고공낙하, 클라이밍, 와이어 액션을 소화하고 몇 달을 액션스쿨과 클라이밍에 투자하며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임윤아 배우, 영화 '엑시트' 언론시사회 현장(사진=김귀정)
역할에 체력 소모가 컸던 임윤아는 “촬영을 앞두고 체력 관리에 최대한 신경 썼다. 달리기, 클라이밍, 와이어 액션 등 체력 소모 장면이 많아 현장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혼신의 힘을 다한 촬영 현장을 회고했다.

이상근 감독은 “재난 상황에서 남성, 여성을 나눠 좀 더 한쪽에 비중을 두는 고정관념을 넘어 동등하게 위기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장면들을 그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영화 '엑시트' 포스터(CJ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정석, 임윤아의 짠내 콤비 고군분투기 속에 코믹, 액션, 감동이 한데 어우러진 영화 '엑시트'는 7월 문화가 있는 날 개봉해 IMAX, 4DX, 2D 등 다양한 포맷으로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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