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토이 스토리 4',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나랏말싸미', '엑시트', '사자'

영화 '알라딘', '토이 스토리 4',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라이온 킹' 포스터(네이버 영화 제공)
[데일리한국 부소정 객원 기자] 여름은 시기적으로 영화계에선 최대 성수기에 속한다. 더운 날씨 탓에 시원한 극장에 관객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배급사마다 7, 8월은 텐트폴(최고 흥행작으로 예상되는 작품) 영화들을 준비한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한국영화들이 강세를 보였다. ‘어벤져스’ 시리즈 같은 마블 영화들의 개봉 시기만 잘 피하면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추세로 볼 때, 마블 영화 피하기만으로는 어렵고, 디즈니 영화 자체를 모두 피해야할 전망이다. ‘알라딘’은 개봉 한 달이 지났음에도 박스오피스 1, 2위에서 내려올 기미가 안 보인다. 오히려 역주행에 성공해 25일 기준 누적 관객 70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실시간 예매율도 한국영화 신작인 ‘비스트’를 누르고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 4’도 개봉 6일 차 120만 명을 달성해 현재 2위로 디즈니 영화끼리 1, 2위 다툼 중이다.

‘가족 모두가 무난히 즐기기에는 디즈니 영화만한 것이 없다’는 평이 새삼 증명된 가운데, ‘알라딘’, ‘토이 스토리 4’ 모두 어린이 관객뿐 아니라 중장년층에게 향수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성공했다. 가족, 성장드라마, 로맨스 등의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디즈니의 영원한 공식인 ‘해피엔딩’을 지켜냄으로써, 디즈니 영화들은 가족 모두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간다. 휴머니즘과 동화적 판타지를 결합해, 해가 갈수록 ‘잔인성’이 더해지는 범죄 오락 영화들과 차별화되고, 절대 가치에 대한 결핍을 채워준다.

마블의 영웅 스파이더 맨 '톰 홀랜드' 내한, 고척돔에서 야구 시구를 하고 있다(소니픽쳐스 제공)
‘알라딘’, ‘토이 스토리 4’의 흥행은 7월 2일 개봉 예정인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더구나 마블 영화의 새로운 히어로로 완벽히 자리매김을 한 ‘톰 홀랜드’의 내한과 야구 시구, 전국투어 소식, 대규모 팬페스타 행사 등은 국내 팬들의 팬심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톰 홀랜드는 서울 고척돔에서 키움 야구 시구를 하는 한편, 천안독립기념관, 대전, 대구, 부산, 광주까지 전국투어 일정을 소화하면서 대한민국 곳곳 랜드마크마다 기념 인증샷으로 한국 사랑을 표현했다. 마블 영화의 또 하나의 성지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팬들과의 만남은 마블 영화 홍보의 한 부분으로 고정된 듯 보인다. 국내에서 2017년 개봉한 전작 '스파이더맨: 홈커밍'도 국내에서만 약 726만명을 불러모아 그해 개봉한 외화 가운데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영화 '라이온 킹' 포스터(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스파이더 맨: 파 프롬 홈'의 열풍이 가라앉기도 전에 디즈니의 실사 영화 '라이온 킹'이 제헌절 개봉 확정지었다. 1994년 동명 애니메이션 원작으로,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전 세계적인 흥행과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했다. 브로드웨이에서는 뮤지컬로 제작돼 장기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실사 영화도 디즈니 회장 앨런 혼이 "손수건을 꺼내야 할 정도로 감동적이고, 매우 리얼하다"라고 자신한 것처럼 디즈니 실사영화가 할 수 있는 모든 화력을 보여줄 거라 예상된다.

심바 목소리 역에는 도널드 글루버, 닐라 역에는 비욘세가 연기해 일찌감치 화제에 올랐고, 영화 음악의 거장이자 원작 음악을 맡은 한스 치머와 전설의 팝가수 엘튼 존이 음악을, '정글북'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존 파브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세계 최고의 출연진, 제작진이 뭉친 이 작품은 한국 관객들이 특히 좋아하는 뮤지컬 장르인데다가 유아부터 중장년 층까지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어 '알라딘'보다 더 경쟁력이 있을 거란 평들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선 북미(7월 19일 개봉)보다 이틀이나 빨리 개봉하는 데다가 오프닝 성적에 대한 기대도 전 세계적인 관심사다.

영화 '나랏말싸미', '엑시트', '사자' 포스터(네이버 영화 제공)
디즈니의 대세에 맞서게 될 한국 영화들은 송강호, 박해일 주연의 '나랏말싸미'(배급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감독 조철현), 조정석, 윤아 주연의 '엑시트'(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감독 이상근), 박서준, 안성기 주연의 '사자'(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감독 김주환) 등을 꼽을 수 있다. 7월 24일 먼저 개봉하는 '나랏말싸미'는 모든 것을 걸고 한글 창제를 한 세종과 한글의 숨은 이야기를 다룬 사극으로 송강호가 인간적인 세종대왕 연기를 했다. 조선 시대의 최고의 성군으로 칭송받는 세종대왕의 이야기로 사극과 인물 이야기를 좋아하는 관객들의 마음을 얼만큼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엑스트'와 '사자'는 31일 나란히 개봉한다. '엑시트'는 청년 백수와 대학동아리 후배가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하는 재난 액션 영화다. 액션과 코미디를 재치있게 합친 작품으로 전통적인 액션과는 다르게 가족 관객층을 타깃으로 해 눈길을 끈다. '건축학개론'과 '형'에서 발랄하고 설득려 있는 연기를 보여준 조정석의 연기가 이번 영화에서도 빛을 발할지 두고볼 일이다.

'사자'는 '청년경찰'을 연출한 김주환 감독의 차기작으로 격투기 챔피온이 구마사제를 만나 악의 사신과 최후 대결을 벌인다는 내용을 담은 미스터리 액션이다. 대세 배우 박서준의 액션 연기와 신선한 소재, 판타지적 상상력이 관람 포인트다. 강력한 악을 물리친다는 권선징악적인 내용이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해 여름 영화계를 강타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영화 '라이온 킹' 스틸(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7월은 여름 성수기를 노린 디즈니의 장기흥행작들과 한국영화들 간의 대격돌이 예상되며, 특히 막주에 동시 개봉하는 '엑시트'와 '사자'는 CGV와 롯데시네마를 총동원할 수 있는 국내 배급사 간의 치열한 경쟁구도도 예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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