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호크니 전',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 '에릭 요한슨 전' 포스터(각 기획사 제공)
[데일리한국 부소정 객원 기자] 올해는 ‘전시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3월부터 전시장 앞에 ‘줄을 선’ 진풍경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데이비드 호크니 전’, 남녀노소 모두에게 영원한 해피엔딩을 꿈꾸게 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 초현실주의의 상상력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차세대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 전’까지. 이 외에도 ‘빈센트 반고흐를 만나다 전’, ‘베르나르 뷔페전’, ‘그리스 보물전’, ‘더 뮤즈: 드가 to 가우디 전’, ‘폴 스미스 전’, ‘내 이름은 빨강머리 앤 전’, ‘해피인사이드 전’ 등 정말 다양한 전시들이 곳곳마다 열리고 있다.

◇ 데이비드 호크니 전(3월 22일~8월 4일, 서울시립미술관)

'데이비드 호크니 전' 메인 포스터((주)시월 제공)
지난 3월부터 큰 반향을 일으키며 ‘줄 서서 보는 전시’의 대명사가 된 ‘데이비드 호크니 전’은 아직도 줄이 크게 줄지 않은 상태다. 현존 작가 최고 경매가 기록이 제프 쿤스의 ‘토끼’로 인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호크니’ 전에 대한 뜨거운 열기는 전혀 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립미술관과 영국 테이트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회가 개막 석 달 만에 관람객 22만 명을 돌파했다. 개막 한 달도 채 되기 전에 5만 명을 달성했고, 5월엔 10만 명, 6월엔 20만 명을 각각 넘어섰다. 하루 평균 2천800여명이 다녀간 셈이다.

'데이비드 호크니'전은 회화를 비롯해 드로잉, 판화 등 133점으로 구성된 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이다. 60여 년 동안 한 스타일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해온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 변천사를 7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엿볼 수 있다.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동성애, 인물, 풍경 등을 주제로 회화, 판화, 아이패드까지 다양한 매체를 시대에 따라 자유재로 활용해왔다. ‘존재 자체가 하나의 장르인 이 시대의 예술가’란 타이틀도 따른다. 눈여겨볼 대표작으로는 '더 큰 첨벙'(1967), '클라크 부부와 퍼시'(1970~71), ‘호텔 우물의 경관 Ⅲ’(1984~85),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 또는 새로운 포스트-사진 시대를 위한 야외에서 그린 회화'(2007) 등이 있다.

◇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4월 19일~8월 18일, 동대문 DDP 배움터 디자인전시관)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포스터((주)지앤씨미디어 제공)
디즈니의 미덕은 남녀노소 누구나 열광시키고, 영원한 해피엔딩을 꿈꾸게 한다는 점이다. 디즈니의 권선징악과 해피엔딩의 고수는 올바른 세계에 대한 이상을 심어준다. 디즈니가 굳건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런 철학을 변함없이 추구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100년에 가까운 디즈니 스튜디오의 방대한 역사를 한눈에 되짚어 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회가 국내에서 펼쳐져 화제다. ‘미키 마우스’, ‘피노키오’, ‘덤보’ 등 클래식 작품을 비롯해 ‘라푼젤’, ‘주먹왕 랄프’, ‘겨울왕국’ 등 최근 작품을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올해 개봉 예정된 화제작 ‘겨울왕국2’도 미리 만나볼 수 있다.

디즈니 스튜디오 아티스트들이 손수 만든 핸드 드로잉, 콘셉트 아트, 3D 모형 등 500여점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으며, 매표소와 아트숍 등에서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주제가와 웅장한 배경음악들이 관람하는 내내 시각뿐 아니라 청각적인 향수를 자극한다.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초기 애니메이션의 원리를 이해를 돕는 대형 조이트로프(원통으로 된 연속 그림 장치)와 백설공주 새엄마의 거울, 디즈니의 주인공이 직접 될 수 있는 다양한 포토존 등도 마련돼 재미를 더했다. 성인 관람객을 위해서는 디즈니의 기술 및 영화적, 회화적 예술성의 혁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존과 더불어 도슨트의 상세한 전시 설명도 준비됐다.

이번 전시는 한 세기에 가까운 디즈니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최대 규모라 주말에는 가족관객들의 방문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온 세대에 호응을 얻고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 전시이니만큼 막 내리기 전, 되도록 평일 낮 시간 방문을 권한다.

◇ 에릭 요한슨 사진전(6월 5일~9월 15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7관)

'에릭 요한슨 사진전' 포스터((주)씨씨오씨 제공)
한국과 스웨덴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특별한 전시 ‘에릭 요한슨 전’도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발 디딜 틈이 없다. ‘상상을 찍는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은 스웨덴을 대표하는 사진작가로서,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중에서는 가히 가장 정점에 있는 작가라 할 수 있다. 국내에는 아직까지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지만 와디즈(Wadiz) 크라우드 펀딩에서 오픈 10분 만에 1000%금액을 달성하는 초유의 사태를 만들 정도로 유명하다.

사진 전 부제인 ‘Impossible is Possible’에서 뜻하는 것처럼 사진 한 장에서 불가능한 세계를 가능한 세계로 바꾸는 풍부한 상상력과 세심함은 한 장의 사진이 가질 수 있는 것 이상의 세계를 보여준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특히 포토샵을 이용한 이미지 리터칭에 있어서는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약 50점의 대형 작품과 사진촬영을 위한 스케치, 작품 과정이 담겨 있는 미디어 그리고 마치 작품 속에 들어가 보는 듯한 설치작품과 트릭아트 등의 여러 요소들을 4개의 상상력에 관련된 섹션으로 나누어 관람객에게 선보인다.

섹션 1에서는 ‘어릴 적 상상, 꿈꾸던 미래’라는 주제로 우리의 어린 시절 상상이 펼쳐지고, 섹션 2 ‘너만 몰랐던 비밀’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섹션 3 ‘조작된 풍경’에서는 에릭 요한슨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풍경을 함께 바라볼 수 있다. 판타스틱한 풍경은 조작이지만 현실감이 넘친다. 섹션 4 ‘어젯밤 꿈’에서는 꿈과 악몽의 미로를 초현실적으로 표현했다. 에릭 요한슨의 무의식과 초현실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이미 솔드아웃 되어버린 에릭 요한슨의 대형 작품들과 한국 관객들만을 위한 미공개 신작도 함께 전시돼 관심이 집중된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7관 전시 역사상 가장 많은 관객들을 유치하는 데 성공한 에릭 요한슨 전은 주말에는 2~3시간 대기를 해야만 입장할 수 있을 정도다.

색다른 매력으로 ‘초현실주의 사진’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에릭 요한슨 전시는 9월 1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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