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스포츠 > 문화
  • 고려 1천100주년 맞아 일본서 돌아온 14세기 '고려 불감'
  • 기자
    승인시간승인 2018.01.09 13:33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 관음보살상과 함께 박물관에 기증
"보물 '심곡사 칠층석탑 불감'과 유사…도상 특이한 중요 유물"
  •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참석자가 고려시대 불감과 관음보살상을 살펴보고 있다. 고려 건국 1천100주년을 맞아 일본에서 돌아온 고려시대 불감과 관음보살은 14세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YFM)이 일본의 고미술상으로부터 구매한 뒤 기증했다. 2018.1.9
    jin90@yna.co.kr
14세기 말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시대 금동불감(金銅佛龕)과 관음보살상이 고려 건국 1천100주년을 맞아 일본에서 돌아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YFM)이 일본의 고미술상으로부터 구매한 뒤 박물관에 기증한 고려 금동불감과 관음보살상을 9일 공개했다.

불감은 불상을 봉안하는 감실(龕室)로, 나무나 돌, 쇠로 만든다. 작은 불감은 휴대하거나 탑에 봉안했는데, 불교미술과 금속공예의 변화 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번에 돌아온 고려 금동불감은 높이 13.5㎝, 너비 13.0㎝로 성인 손바닥보다 약간 더 크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리건판 사진으로만 존재가 알려졌으나, 기증을 통해 실물을 볼 수 있게 됐다.

이 금동불감은 일제강점기 대구에 거주했던 고미술품 수집가 이치다 지로(市田次郞)의 손에 들어간 뒤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약 30년 전 도쿄의 고미술상에 팔렸다.

양희정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고려시대 말부터 조선시대 초기까지 기증받은 불감과 유사한 금속제 불감이 집중적으로 제작됐다"며 "이러한 불감은 국내외에 약 15점만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감에 넣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소형 금동불이 상당히 많이 있는 점으로 미뤄볼 때 불감 역시 많이 제작됐으나 후대에 대부분 사라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말선초(麗末鮮初)의 소형 불감은 지붕 모양의 덮개가 있는 '전각형'과 지붕이 없는 '상자형'으로 구분되는데, 상자형은 이번에 환수한 고려 금동불감과 2012년 전북 익산 심곡사 칠층석탑 해체과정에서 발견돼 보물로 지정된 불감 외에는 없다.

양 연구사는 기증받은 고려 금동불감의 제작 시기가 여말선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심곡사 칠층석탑 불감보다는 다소 앞서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두 불감은 형태가 유사하지만, 고려 금동불감에는 심곡사 칠층석탑 불감에 없는 기단이 있다"며 "미술사적으로 특정한 사물이 있다가 없어지는 경우는 있어도, 반대의 사례는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려 금동불감은 14세기 유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려 금동불감은 금강역사상이 새겨진 문 안쪽에 타출(打出·두드려서 모양이 겉으로 나오게 하는 것) 기법으로 조각된 석가여래의 설법 장면이 있는 것도 특징이다.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좌우에 협시보살과 10대 제자, 팔부중(八部衆·불법을 수호하는 여덟 신)이 새겨진 얇은 금속판이 덧대어 있다.

이러한 도상은 고려시대 불감과 불화 중 유일하게 팔부중이 등장하는 여래설법도로, 조선 후기에 많이 제작된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석가모니가 영축산에서 행한 법회를 묘사한 그림)의 시원으로 볼 수 있다고 국립중앙박물관은 설명했다.

불감과 함께 돌아온 관음보살상은 높이 8.0㎝, 너비 5.2㎝로, 고려 금동불감과 일체를 이뤘던 유물로 추정된다. 불감에는 본래 2구의 상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나, 현재는 한 점만 전한다.

은으로 제작한 뒤 도금한 이 보살상은 원과 명의 영향을 받은 금동상과 양식이 비슷하며, 한쪽 다리를 살짝 들어 올린 점이 독특하다.

양 연구사는 "심곡사 칠층석탑 불감 안에 있던 협시보살상 중 한 점과 형태가 흡사하다"며 "관음보살상과 짝을 이뤘던 나머지 상이 당시에 유행한 지장보살이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심곡사 칠층석탑 불감은 출토지가 명확해 보물로 지정됐다"며 "고려 금동불감은 출토 정보가 분명하지는 않지만, 조각 수준이 뛰어난 유물인 만큼 지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고려 금동불감은 고려 건국 1천100주년을 시작하는 상징이자 기존에 박물관에 있던 고려 불감과 쌍벽을 이루는 작품"이라며 "이번 기증이 방황하는 우리 문화재들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고려 건국 1천100주년을 기념해 오는 12월 4일부터 내년 3월 3일까지 개최하는 '대고려전'에서 고려 금동불감과 관음보살상을 일반에 선보일 방침이다.

유물을 기증한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은 50세 이하 경영인들이 2008년 결성한 문화 후원 친목 모임이다. 국립중앙박물관회는 고려 불감과 고려 나전경함을 포함해 10건의 유물을 기증했다. (서울=연합뉴스)

기자소개
">다른기사보기
데일리한국 뉴스스탠드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미디어네트워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18/01/09 13:33:45 수정시간 : 2018/01/09 13:33:45
AD

오늘의 핫 이슈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