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티몬 매각설 이후 약 2개월 만에 결정
수익성 악화에 IPO 철회하는 등 난항 겪어

장윤석 티몬 대표. 사진= 티몬 제공
장윤석 티몬 대표. 사진= 티몬 제공

[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티몬이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인 큐텐에 인수된다. 큐텐은 티몬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대주주들과 합의하고, 다음주 중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방식은 지분 교환 방식이다. 티몬 주주인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한 티몬 지분 81.74%를 큐텐과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지분을 교환하고, 부족한 부분은 큐텐이 현금으로 충당한다.

티몬은 2010년 5월 한정된 시간 안에 목표 인원이 모이면 할인해주는 국내 최초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 사업 모델로 시작했다. 당시 소셜커머스 기준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성장성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신현성 대표는 창업 1년만인 2011년에 미국의 2위 소셜커머스 기업 리빙소셜에 매각했다. 이후 티몬은 2015년 KKR, 앵커PE 등 사모펀드에 지분 59% 약 3800억원에 인수되고, 다양한 생존 방식을 모색했다. 

하지만 쿠팡, 네이버쇼핑 등이 혁신과 소비 트렌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성장하는 사이 경쟁력을 잃으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에는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이 지마켓글로벌을 인수함에 따라 삼각구도에도 끼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업계에서는 티몬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커머스 업계가 날개를 다는 때에 기회를 놓쳤단 평가도 나왔다. 

그러는 사이 매출액은 줄어들고 영업손실 규모는 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티몬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대비 14.7% 줄은 1290억원, 영업손실은 전년비 20.4% 늘어난 760억원을 기록했다.

적자는 2018년부터 발생했다. △2018년 847억원 △2019년 753억원 △2020년 631억원 △2021년 760억원 등이다. 최근 4년간 누적된 적자는 2991억원에 달한다. 

티몬은 2019년 롯데그룹에 매각을 타진했으나 몸값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M&A(인수합병)가 불발됐다. 

2020년부터는 IPO(기업공개)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점점 더 악화하는 수익성에 IPO 계획 철회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에는 대표 사임 난항도 겪었다. 이진원 전 대표가 2년 만에 사임한 후 전인천 부사장이 신임 대표를 맡았지만 약 한 달 만에 사임했다. 이후 지난해 6월 장윤석 대표가 홀로 티몬을 이끌고 있다.

구영배 큐텐 대표. 사진= 큐텐 제공
구영배 큐텐 대표. 사진= 큐텐 제공

이런 상황 속에서 큐텐은 지분교환 방식으로 티몬 경영권을 인수한다. 

큐텐은 인터파크 창립 멤버이자 G마켓 창업에 참여한 구영배 대표가 2010년 미국 이베이 본사와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동남아시아에서 e커머스 사업을 영위한다. 자회사인 물류회사 큐익스프레스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구 대표는 이베이에 G마켓을 매각할 당시 최대 10년 동안 한국 시장에서 이커머스로 경쟁하지 않는다는 조건에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업 금지 기간이 끝나면서 한국 시장 재진출을 모색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 등으로 시장 유동성이 나빠지면서 기존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를 서두르고 있다”며 “티몬은 경쟁력이 약화한데다 적자가 이어지자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자금 회수에 들어가면서 매각가 등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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