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후 매년 최대 영업익 경신...올해 과제는 '지켜내기'
사업 다각화·ESG경영 강화·디지털 전환 모두 성공적

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 사진=현대차증권
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 사진=현대차증권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지난 2020년 현대차증권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병철 사장은 지난 2년간 최고 실적 경신, 성공적인 사업 다각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 등의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사장은 1958년 경상북도 예천에서 태어나 대창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현대정공 경리부에 입사해 현대모비스 재경실장, 사내이사, 재경사업부장, 재경본부장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16년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에 올랐고, 이어 2020년 현대차증권 수장에 취임했다.

최 사장은 증권 업무 경험은 없지만, 재무 분야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만큼 꼼꼼하고 안정적인 경영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현대차증권은 최 사장의 임기 기간 다른 증권사들과 비교해 특별나게 눈에 띄는 시도는 없었지만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취임 첫 해, 최 사장의 당면 과제는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것이었다. 현대차증권은 2017년 668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한데 이어 2018년 681억원, 2019년 984억원의 연간 영업이익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최 사장의 부담도 상당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최 사장은 2020년 11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현대차증권 최초로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데 성공한다. 또 지난해에도 영업이익 1565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호실적 배경에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수익 창출 노력이 숨어있었다. 2020년 WM부문이 사상 처음으로 전 지점 흑자를 달성했고, IB부문은 국내 물류센터 등 양질의 딜에 집중하며 2020년, 2021년 모두 효자 노릇을 톡톡하게 해냈다.

ESG경영 강화 행보도 눈에 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ESG 평가에서 통합 A등급을 획득했다. 증권사 중에서 2년 연속으로 A등급을 획득한 것은 현대차 증권이 처음이다. 특히, 현대차증권은 이 평가에서 근로자·소비자 보호활동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사회 부문에서 A+의 평가를 받았다.

최 사장은 “2021년부터 전략적으로 ESG 채권 주관 및 인수, 수소경제 인프라 금융사업 참여, ESG 리서치 통합보고서 발간 등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ESG 통합을 추진해왔다”며 “ESG 투자 원칙은 더욱 일관성 있게 ESG를 내재화하기 위한 기반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현대차증권 본사. 사진=현대차증권
현대차증권 본사. 사진=현대차증권

현대차증권은 수소 경제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9월 한화건설 등과 친환경 수소생산플랜트 건설을 위한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차증권은 금융주관 및 사업자문 등 금융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  지난해 한국가스공사 등 6개 사와 함께 융복합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주주협약에서 금융 자문을 맡았으며, 환경부 등과 함께 논산시의 수소경제도시 전환을 위한 협약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러한 행보는 현대차그룹의 행보와도 맞닿아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를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선정하고 수소전기차와 수료연료전지 등 관련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 사장은 “탄소중립은 전 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 됐다”며 “앞으로도 지분 투자, 자금 대여, 금융 자문과 주선 등 증권사로서의 전문적 역량을 극대화해 국내 수소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3월 중소형증권사 중에서는 최초로 마이데이터 서비스 ‘THE Herb’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결혼과 차량 구매 등 특정 목적에 맞춰 자금 관리를 도와주는 ‘목적자산관리’가 핵심이다. 또 시스템에 지인들끼리 가상 수익률을 경쟁할 수 있는 게임적 요소를 도입해 소소한 재미도 더했다.

최 사장의 향후 1년간 과제는 ‘지켜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 속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시국에서 증권사들은 실적 방어를 위한 전략을 짜내는 데 한창이다. 아울러 증권가에서는 검찰 출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선임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다행히 현대차증권은 다른 증권사들 대비 큰 걱정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선 1분기 수익이 줄기는 했지만 IB부문에서는 성장을 지속했고,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사들의 실적이 연말로 갈수록 더 부진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최 사장은 하반기에도 2년간 고수해왔던 IB부문 대체투자 확대, 전사 디지털 전환, ESG경영 강화 등 사업 방향성을 뚝심있게 유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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