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고객중심 경영…디지털 금융 앞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직후부터 '상생·상생·상생'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각 지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각 지주

[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3월 취임 1주년을 나란히 맞이했다. 진옥동 회장은 디지털 금융에, 임종룡 회장은 상생금융에 초점을 맞춘 경영을 펼쳐나가면서 각 금융지주의 위상을 한 단계 높였다. 올해 대내외적으로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에 높인 금융지주인 만큼, 이들의 향후 행보가 더 주목된다. 

◇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고객중심 경영 위해 디지털 금융 혁신 앞장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진 회장은 지난해 3월 26일에 취임사를 통해 신한의 존재 이유를 '고객 자긍심'이라고 강조하며 고객 중심의 신한금융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진 회장은 재무적 1등보다는 일류 신한을 경영 이정표로 삼았다.  

그는 '고객 중심 신한'과 '일류 신한'을 위해 '디지털 금융'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금융권 최초로 통합 디지털 플랫폼 '슈퍼 쏠(SOL)'을 선보였다. 신한 슈퍼쏠은 은행, 카드, 증권, 라이프, 저축은행 등 5개 그룹사 금융앱의 주요 기능을 한데 모아 다양한 금융 거래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이 슈퍼 쏠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독일의 ‘iF 디자인 어워드 2024’에서 커뮤니케이션 부문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진 회장은 신한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몸소 현장에 발 벗고 뛰고 있다. 지난 2월 진 회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4(Mobile World Congress 2024)' 현장을 방문했다. 진 회장은 국내 금융지주 회장으로는 처음 MWC에 직접 참석했다. 진 회장은 MWC에서 선보이는 인공지능(AI)·데이터 등 미래 기술을 금융에 접목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기 위해 이번 MWC 방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회장은 올 초 신한금융 본사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 담당 실무자들이 함께 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논의하기 위한 'AD(AI/Data) 캔미팅'을 진행했다. 진옥동 회장은 그룹사 CEO(최고경영자) 및 은행, 카드의 AI, 데이터 담당 실무자들과 함께 디지털 전환을 위한 현안 및 해외 금융권 트렌드를 공유하고 전략적인 추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진 회장은 “AI와 데이터는 그룹의 미래를 이끌 핵심 경쟁력으로 여기에 모인 직원 여러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여러분 개개인이 기술이라는 것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디자이너’로서 고객과 직원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을 이끌어 달라”고 말했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그룹 통합 AI 컨택센터(AICC) 플랫폼 구축을 완료하고 대고객 서비스를 시작했다. AICC는 인공지능을 통한 음성봇 및 챗봇 등이 소비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지능형 고객센터로, 그동안 신한금융의 각 그룹사들은 각각의 AI 모델로 AICC를 구축, 운영해왔다. 신한금융의 이번 그룹 통합 AICC 플랫폼 구축은 ▲AI 역량 통합에 따른 플랫폼 강화 ▲공통 관리를 통한 비용 절감 ▲향후 그룹사 추가 이용 및 신규 서비스 채널 확장 등 AICC의 완성도 및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추진됐다.

진 회장의 디지털 금융 선도에 따라 신한은행도 변화하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은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 특성을 분석하고 각 고객에게 필요한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AI 플랫폼 'AI 스튜디오'를 전 영업점에 확대 도입했다. AI 스튜디오는 특정 상품, 서비스 등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을 예측하거나 고객 행동을 분석하는 플랫폼이다. 직원은 이에 기반해 고객이 효율적으로 의사결정 할 수 있도록 돕는다. AI·코딩 관련 지식이 없는 직원들도 손쉽게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방카슈랑스 전체 프로세스를 디지털창구에 구현한 ‘방카슈랑스 디지털창구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직후부터 '상생·상생·상생'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올해 3월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임 회장의 지난 1년의 경영 행보에는 '상생금융'이 빠지지 않는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 취임 이후부터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권고에 가장 먼저 앞장서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3월 임 회장 취임과 동시에 상생금융 방안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겼다. 지난해 11월 임 회장은 "우리금융은 어려울 때 국민 도움을 받아 되살아난 은행인 만큼 진정성 있는 상생금융으로 국민께 보은해야 한다”며 “지난번 발표했던 상생금융 약속을 지키는 것에 더해 국민 눈높이에 맞춰 더 좋은 방안들을 찾아서 빠른 시일 내에 실질적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상생금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상생금융전담 조직인 '상생금융부'를 신설했다. 지난해 11월 우리은행은 상생금융TFT를 발족했다. 상생금융TFT는 임원급이 팀장을 맡으며 개인, 중소기업, 여신, 리스크, 재무, 브랜드 등 유관부서가 상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상생금융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어 '우리 상생금융 3·3 패키지’를 실천해 9월 말 기준 금융 취약계층에 총 1505억원의 혜택을 줬다. 

특히 우리금융은 지난해 12월 사회공헌 장기과제로 ‘4대 핵심분야 및 시그니처사업’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향후 사회공헌 4대 핵심분야와 시그니처 사업을 ▲발달장애인 분야-굿월스토어 ▲소상공인 분야-우리동네 善(선)한가게 ▲미래세대 분야-우리루키(Look&Hear) 프로젝트 ▲다문화가족 분야-우리누리 프로젝트 등으로 선정해 향후 사회공헌의 청사진을 그렸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지난해 실적이 꼬꾸라지면서 진 회장과 임 회장 모두 암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6.4% 감소한 4조36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금융의 연간 당기순익은 2조5170억원으로 전년(3조1420억원) 대비 19.9% 감소했다. 

올해 취임 2년차에 들어간 두 회장의 향후 경영 행보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두 회장 모두 취임 이후 조직 쇄신과 함께 조직 체계를 형성하고, 향후 경영에 대한 기반을 다지는 한 해였다"며 "향후 경영 행보가 더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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