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독일 프로축구 2부 리그 경기에서 '페어플레이란 이런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나왔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화제'가 된 경기는 10일(현지시간) 독일 다름슈타트에서 열린 Vfl보훔과 다름슈타트의 대결이다.

보훔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18분 보훔의 주장 펠릭스 바스티안스가 상대편 페널티 지역 내로 돌파하던 중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수비수의 반칙을 선언한 것이다.

주심의 페널티킥 판정에 흥분한 다름슈타트 선수들이 앞다퉈 주심 앞으로 달려가 항의하기 시작했고 주심은 바스티안스에게 직접 당시 상황에 관해 물었다.

페널티킥을 얻으면 동점으로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으나 바스티안스는 "(상대 선수와의) 접촉이 없었다"고 솔직히 시인했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취소했다.

바스티안스의 보기 드문 '양심선언'에 양 팀 모두에서 찬사가 이어졌다.

다름슈타트의 토르슈텐 프링스 감독은 "바스티안스에게 경의와 엄청난 찬사를 표한다"며 "프로축구에서 쉽게 보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이스마일 아탈란 보훔 감독도 "심판이 실수했을 때 선수들에게 이를 지적하라고 말하진 않았지만 선수들은 모두 어른이고 인격을 보여줘야 한다"며 "4-0, 5-0으로 앞선 상황이라면 다들 그럴 수 있겠지만 이런 상황에선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바스티안스의 '정직함'에 대한 보답인지 이날 보훔은 후반 36분과 41분에 잇따라 골을 넣으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바스티안스는 "프로축구의 거친 세계에서도 가능한 한 정직해져야 한다"며 "심판이 물었을 때 거짓말하겠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직함이 승리로 돌아와 기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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