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평균나이 24.3세. 평균 A매치 출전 6.96경기.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평균 A매치 득점 0.65골.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8월 1∼9일·중국 우한)에 나설 슈틸리케호 태극전사 23명의 평균치다. 수치만 들여다보면 사실상 '정예 멤버'라기 보다는 '상비군'에 가까운 수준이다.

하지만 울리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이 동아시안컵을 준비하는 마음 자세를 엿볼 수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겨냥해 K리그와 일본 J리그 무대에서 활약하는 '젊은피'들의 기량을 확인하겠다는 의지가 그대로 드러난다.

슈틸리케 감독은 20일 축구회관에서 동아시안컵에 나설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태극전사들의 면면을 보면 그 어느 때보다 젊어진 향기를 쉽게 느낄 수 있다.

23명 가운데 무려 18명이 1990년대에 태어난 선수다. 1980년대생은 골키퍼 김진현(1987년생), 수비수 감주영(1988년생) 김기희(1989년생), 미드필더 정우영(1989년생), 공격수 김신욱(1988년생) 등 5명뿐이다.

이들도 대부분 1980년대 후반에 태어나 20대 중후반으로 30대 선수는 아무도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올해 1월 2015 아시안컵을 시작으로 우즈베키스탄, 뉴질랜드, 아랍에미리트(UAE), 미얀마 등과 A매치를 치르면서 총 3차례 대표팀 소집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아시안컵에서 모인 태극전사들의 평균나이는 26.73세였다.

또 지난 3월 우즈베크-뉴질랜드 평가전에 모인 태극전사들의 평균 나이는 26.40세였고, 지난달 동남아 원정에서 출격한 태극전사들의 평균 나이는 25.95세였다.

이에 따라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올해 A매치에 나서는 태극전사들의 나이가 25세 미만(24.3세)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 동아시안컵이 처음이다.

나이가 어려지다 보니 선수들의 A매치 경험도 뚝 떨어졌다.

동아시안컵에 발탁된 23명 가운데 가장 A매치 출전 경험이 많은 선수는 수비수인 김영권(광저우 헝다·35경기)이다. 그다음은 슈틸리케호에 처음 승선한 공격수 김신욱(울산·29경기)이다.

그나마 A매치 출전 경험이 10경기 이상인 선수는 김영권, 김신욱을 포함해 장현수(광저우 푸리·16경기), 김민우(사간도스·11경기), 이정협(상주·11경기), 김승규(울산·12경기), 김진현(세레소 오사카·11경기) 등 7명이다. 골키퍼를 뺀 필드플레이어로 범위를 좁히면 5명뿐이다.

A매치 출전 경험이 전혀 없는 선수는 6명이나 되고, 그나마 A매치에서 득점 경험이 있는 선수도 6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동아시안컵에 나서는 태극전사들의 A매치 평균 출전 횟수는 6.96경기에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20명의 평균 A매치 득점은 0.65골에 불과하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동아시안컵 최종명단을 조율하면서 이런 사실들을 제대로 파악했다.

그는 "젊은 팀을 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적 역시 간과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나 역시 생각이 없는 감독은 아니다"라며 "이런 위험 요소를 가져가면서도 동아시안컵에서는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 물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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