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 사진=성남 FC 홈페이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공룡' 광저우 헝다에 끝내 무릎을 꿇은 성남FC의 김학범 감독은 "후회 없이, 여한 없이 최선을 다해 싸워줬다"며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성남은 27일 중국 광저우의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16강 2차전에서 광저우에 0-2로 졌다. 1, 2차전 합계 2-3을 기록,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시민구단 성남의 이 대회 진출을 놓고 '망신이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팬들의 반응이 절대 다수였다.

그러나 성남은 지난 시즌 '트레블(3관왕)'을 달성한 감바 오사카를 꺾었고, 16강 1차전에서는 '부자구단' 광저우를 2-1로 물리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날 경기에서는 비록 완패했으나 성남 선수들은 90분 내내 엄청난 활동량을 보이며 광저우를 끝까지 괴롭혀 감동을 자아냈다.

김 감독은 "오늘 우리 선수들이 후회 없이, 여한 없이 최선을 다해 싸워줬다"면서 "선수들에게 굉장히 고마운 경기였다"고 강조했다.

성남 선수들 전체를 뛰어넘는 몸값(약 190억원)을 자랑하는 '브라질 특급' 히카르두 굴라트가 2골을 모두 해결했다.

김 감독은 "0-2로 졌으나 광저우가 아닌 굴라트에게 졌다고 생각한다"며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과거 강팀이었던 성남을 이끌었던 사람으로서 시민구단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성남은 차근차근 단계를 잘 밟아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늘같은 과정을 겪다 보면 더 좋은 팀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K리그 클럽 4팀이 모두 토너먼트에 진출했으나 이중 전북 현대 한 팀만 16강에서 살아남은 것에 대해서는 "이런 추세라면 K리그도 앞으로 중국 슈퍼리그와 일본 J리그를 넘기 어려운 벽에 부딪칠 수 있다"며 걱정했다.

이어 "전북이 투자를 통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듯이 K리그 다른 팀들도 투자와 발전 계획을 세워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그 자리를 경쟁국에 내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수비수 김영권과 엘케손 등 굴라트를 제외한 다른 외국인 선수가 부상 등으로 출전이 불가능한 위기 상황에서 8강행 티켓을 거머쥔 파비오 칸나바로 광저우 감독은 "부상자들의 공백에도 다른 모든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면서 "미드필드 플레이에 신경을 썼는데 공을 많이 빼앗기지 않고 역할을 잘 수행해 줘 이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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