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황길지구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1일 광양시 황길지구 토지구획정리조합 총회에서 사업면적 88만6265㎡의 토지구획정리사업 추진에 필요한 조합장 선출,사업기간 연장의 건, 정관 및 세칙변경의 건 등 11가지 안건 상정이 무산됐다. (사진=정상명 기자)
[광양(전남)=데일리한국 정상명 기자] 전남 광양시 황길지구 토지구획정리조합장 선거에서 한 후보가 투표에서 승리했는데도 선거관리위원장이 개회 선언을 번복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발생했다.

16일 광양시 황길지구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1일 광양시 황길지구 토지구획정리조합 총회에서는 사업면적 88만6265㎡의 토지구획정리사업 추진에 필요한 조합장 선출, 사업기간 연장의 건, 정관 및 세칙변경의 건 등 11가지 안건 상정이 한꺼번에 무산됐다.

이날 총회는 회순에 따라 이명섭 선거관리위원장이 "조합원 의결정족수 성원이 됐다"고 선포하면서 조합장 및 감사, 이사, 대의원 투표가 시작됐다.

후보로 현직 조합장인 김정석 후보를 비롯해 정양기, 조보용, 최인태 4명의 후보가 각축을 벌였다. 개표 결과 조합원 총 921명 중 위임장 표까지 포함해 정양기 후보가 427표, 김정석 후보 358표, 조보용 후보 8표, 최인태 후보1표, 기권 127명으로 정양기 후보가 1위로 당선됐다.

그런데 이명섭 위원장이 당선자 발표를 앞두고 갑자기 "성원이 안돼 총회 자체가 성립이 안된다"며 개회 선언을 뒤집었다. 현직 조합장 김정석 후보 측 조합원 10여명도 정회를 선포하라고 엄포를 놨다.

김정석 후보 측이 ”조보용 후보가 정양기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고 주장하자, 이 위원장은 “법적인 자문을 구하고 개회를 다시 열자”고 선언했다.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에 의하면 "조합 정관에 타지역 거주 조합원에게는 위임장으로 투표에 가름하게 돼 있는데도 중립을 지켜야 할 선관위원장이 원칙을 무시하고 선거를 진행한 것이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던 정양기 후보는 “김정석 후보가 오늘 아침까지 자신에게 위임장 표를 몰아줄 것을 요구했다”며 “이 선거는 위임장 선거다. 오늘 투표 결과는 발표를 하고 법적인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합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투표 때문에 서울에서 내려온 한 조합원은 “개회 전 위원장이 의결 정족수에 절차적 정당성이 합당하다고 판단해 개회를 선언했다”며 “정족수가 부족하면 처음부터 개회를 선포하지 않아야 맞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김정석 후보 측이 주장한 선거가 부정이기 때문에 정회를 하고 법적인 절차를 따져 그 다음 발표를 한다는 것은 억지”라며 “조합이 설립된 지 20년간 개발을 기다렸지만 안타깝다. 당선 결과를 발표하고 이후에 법적으로 따져야 한다”며 집행부에 항의했다.

한편, 선거에 앞서 지난 8월경 후보자 간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 진행을 위해 협의서를 작성했다. 협약에는 각 후보자 간 2명씩 선거관리위원 구성, 사전 위임장 접수, 마감일 변경, 총회 당일 위임장 접수 등의 내용으로 4명의 후보 중 김정석 후보만 날인을 하지 않았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