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위원들, 비전문분야까지 심사…전문성 및 공정성 시비 논란 제기

306보충대-캠프 라과디아 두 곳 모두 같은 방식으로 평가

시 관계자 "다른 공모사업도 같은 방식으로 하고 있다"…탈락업체들은 '반발' 움직임

'306보충대' 토지이용계획서. 사진=의정부시 공고문 발췌
[의정부(경기)=데일리한국 김동영 기자] 최근 경기 의정부시가 추진하는 미군반환공여지(캠프 라과디아)와 국방부 부지(306보충대)의 도시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마무리된 가운데 '평가방식'에 대한 전문성 및 공정성 결여 문제가 20일 도마 위에 올랐다.

시는 지난 4월29일 '306보충대 도시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공모를 공고했다.

이 사업은 도시개발법에 따른 도시개발사업이다. 지난 2014년 해체된 '306보충대' 부지 29만3814㎡에 첨단산업 및 문화체육시설과 주거단지 조성을 목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에 시는 심의위원을 공개 모집해 지난 7일 심의한 결과, 최고 점수를 차지한 P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당시 심의위원 후보자 공모에 응모한 사람들은 총 802명이다. 그중 1차로 54명의 심의위원을 선정하고 심사 당일 오전 54명 중 18명을 무작위로 뽑아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6개 업체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이에 앞서 의정부시는 7월29일부터 31일까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심의위원 후보자 대상을 △토목 △환경 △도시계획 △교통 △건축 △경관·공공디자인 △조경 △부동산금융 △마케팅 등 9개 전문분야로 나누어 모집 공고했다.

지난 7월 29일 '306보충대 도시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위원회 후보 모집 공고문에 게재된 '심의 전문분야' 분류표. 사진=의정부 공고문 발췌
시는 각 분야별로 2명씩 전문가들을 구분하여 최종 18명의 심의위원단을 구성했다. 하지만 심의 당시 심의위원들은 자신들의 전문분야뿐만 아니라 비전문분야에 대한 심사도 같이 병행해 진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즉 사업성 분석, 재무분석, 회계 등 '부동산 전문분야' 심의위원이 토목, 환경, 도시계획, 교통, 건축 등 자신의 전문분야와 동떨어진 다른 8개 분야도 함께 심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전문분야 심의위원들 또한 비전문분야를 같은 방식으로 평가해 총점을 합산, 그중 최고점수를 받은 업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이다.

이로 인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기하기 위해 진행됐던 공모 심사가 오히려 전문성 및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다른 공모사업도 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심사를 하고 있다"며 "공정한 심사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총사업비가 1조원이 넘는 큰 사업들을 비전문분야의 심의위원이 심사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면 향후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지적을 하는 전문가들이 적지않다.

이번 사업에 참가한 한 업체 관계자는 "사업제안서 및 설계도면 등을 준비하는데 수억원을 투자했다"며 "당연히 전문분야별로 심사가 이뤄진 줄 알았는데 비전문분야 심의위원들이 심사를 했다면 그 결과를 누가 인정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정말로 심의위원들이 전문분야 이외의 분야를 심사한 점수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면 결코 그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면서 "만일 시가 이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거나 재심사를 하지 않을 경우 법적조치 등을 취하겠다"고 밝혀 향후 파장이 클 전망이다.

시는 선정 심의위원들의 평가 점수 및 내용 등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캠프 라과디아 토지이용 계획서. 사진=의정부 공고문 발췌
한편, 지난 6월11일 심사가 진행됐던 '캠프 라과디아 도시개발사업' 역시 선정 심의위원을 △도시계획 △교통 △건축계획 △경관·공공디자인 △조경 △부동산금융 등 6개 전문분야로 모집해 놓고도 '306보충대 도시개발사업'과 동일한 평가방식으로 심사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던 것으로 밝혀져 참가업체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캠프 라과디아 도시개발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는 이번 '306보충대 도시개발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P건설 컨소시엄이 낙점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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