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성류굴에서 ‘진흥왕’ 관련 국보급 명문 판독

울진 성류굴에서 ‘진흥왕’ 관련 국보급 명문이 판독됐다. 사진(심현용 박사가 경진년명을 조사하고 있는 모습)=울진군 제공
[울진(경북)=데일리한국 구교근 기자] 울진군(군수 전찬걸)은 최근 울진 성류굴(천연기념물 제155호) 내부 제8광장에서 발견돼 보고된 다수의 신라시대 명문 중 진흥왕이 560년 6월에 성류굴을 다녀간 기록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신라 제24대 진흥왕은 북한산, 마운령과 황초령에 순수비를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새롭게 확인된 명문(심현용 박사.이용현 박사 공동판독)은 “경진육월일/ 책작익부포/ 여이교우신/ 진흥/ 왕거/ 세익자오십인”으로, 이는 “경진년(560, 진흥왕 21) 6월 모일, 잔교(棧橋 = 柵)를 만들고 뱃사공을 배불리 먹였다. 여자 둘이 교대로 보좌하며 펼쳤다. 진흥왕이 다녀가셨다(행차하셨다). 세상에 도움이 된 이(보좌한 이)가 50인이었다”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경진년, 즉 560년(신라 진흥왕 21) 6월에 진흥왕이 이곳 울진 성류굴에 행차하여 다녀간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진흥왕의 이동에는 선박이 활용됐고, 행차에는 50인이 보좌했으며, 행차와 관련해 동굴 내부를 잇는 잔교가 설치되었음을 알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사실은 ‘삼국사기’를 비롯해 기존 문헌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신라사를 새롭게 구성하고 울진 성류굴의 역사적 위상을 밝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전찬걸 울진군수는 “1988년 울진 봉평리 신라비(국보 제242호) 발견에 이어 560년 신라 진흥왕이 울진 성류굴에 다녀갔다는 명문이 발견돼 다시 한 번 신라사 연구의 기폭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진 6월’은 ‘진흥왕’이라는 명문으로 보아, 재임기간(540~576) 중의 경진년 즉 진흥왕 21년, 서기 560년에 해당된다.

심현용 박사(울진 봉평리 신라비 전시관 학예연구사)는 “향후 울진지역에서 진흥왕 순수비가 발견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울진 성류굴의 신라 명문들은 울주 천전리 각석(국보 제147호) 버금가는 신라 금석문의 보고로 한권의 역사책이 새로 발견된 것과 같은 충격적인 사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므로 명문을 통해 울진 성류굴은 신라 화랑뿐만 아니라 진흥왕까지 다녀갈 정도로 유명하고 신성한 명승지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화랑 수련장소로 여겨졌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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