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허정기죽. 사진=(사)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 김연지이사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최만순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장] 보통 남자들은 군에 갔다 오면 건강해진다고 한다. 식사시간과 자는 시간이 일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험생들은 그렇지 못하기 일쑤다. 책상에 앉아 책과 씨름을 하다보면 식사도 잠도 일정하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다. 오직 수능 공부만 몰두 한다. 이것은 양생에서 보면 정체(停滯)된 상태가 된다.

정체상태가 지속되면 눈이 쉬 피로해지고, 목과 어깨가 뻐근해지고, 머리가 멍해져 집중효율이 점점 떨어진다. 쉼 없는 집중은 교감신경이 더 커져서 몸은 계속 긴장상태가 된다. 인체가 정체상태가 된 것이다. 더구나 아침 일찍 나가다보면 아침도 거르기 쉽다. 아침을 먹지 않고 책에 집중할 때는 뇌에 에너지가 부족하게 된다. 뇌의 에너지가 부족하게 되면 뇌신경세포의 기능이 일시적으로 마비될 수도 있다.

뇌는 인체의 심장보다 세 배나 되는 에너지를 소모한다고 한다. 뇌세포를 움직이는 에너지는 포도당이다. 뇌세포를 움직이려면 탄수화물이 필요하다. 바로 아침이 꼭 필요한 이유다. 적절한 아침을 먹어야 하루 종일 뇌의 활동이 극대화된다.

사람은 수면 중에는 체온이 내려간다. 체온이 내려가면 뇌 활동도 떨어진다. 떨어진 체온을 정상으로 올려야 한다. 위에 부담이 가지 않고 체온을 올리며 뇌의 에너지원이 되는 아침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아침을 거창하게 먹을 필요는 없다. 간단한 죽 한 그릇으로 위를 60%만 채우는 지혜가 필요하다.

수능시험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지금은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진다. 아침저녁 급격히 바뀌는 기온에 적응을 해야 한다. 아침을 거르고 집중하면 피부, 근육, 혈관, 자율신경 등 여러 기관이 사용할 에너지가 부족하다. 뇌에 집중할 에너지가 급격히 줄어든다. 인체의 면역력에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가 없게 된다. 지금부터는 수능시험 때까지 미세먼지도 극성을 부린다. 미세먼지는 호흡기 면역력을 급격히 떨어트린다.

양생약선 죽의 특징은 바쁜 수험생들의 생활에서 한 끼 식사대용으로 좋다. 첫째 수험생의 집중에 위의 부담을 주지 않는다. 둘째 현대인의 5대 질병인 각종 성인병을 예방한다. 셋째 비만, 노화를 예방하고 피부미용에 좋으며 피로에 지친 수험생의 활력을 넘치게 한다. 예부터 죽이 가장 이상적인 음식이라고 실천한 선구자들은 전설상의 800살까지 살았다는 팽조, 하상시대의 재상에 오른 이윤, 춘추전국시대의 약선탕을 만든 역아가 있다. 그리고 송대(宋代)의 양노봉친서, 청대(淸代)의 조자산의 노노항언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 까지 양생가들이 가장 무병장수의 척도로 추천하는 것이 죽이다.

죽은 계절과 체질에 맞추어 먹을 때 면역력을 길러준다. 대표적인 우리의 전통죽은 크게 5 가지로 본다. 첫째 인삼죽이다. 허약해진 전신의 기혈을 보충해주는 탁월한 효능이 있다. 허약증세 개선에도 좋으며 식욕부진, 만성설사, 만성피로 증상에 좋다. 둘째 은행죽이다. 기관지 증상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감기, 기관지, 알레르기 천식질환에 좋으며 각종 빈혈증, 신경쇠약을 예방한다. 셋째 흑임자죽이다. 검은깨로 쑨 죽으로서 집중력과 기억력 증진 및 머리를 맑게 하고 피부노화방지에도 좋다. 넷째 잣죽이다. 혈관을 튼튼하게 하여 주며 병후 원기회복에 좋고 피부에 윤기를 더해준다. 다섯째 타락죽이다. 피로에 지친 사람들의 보양식으로 좋으며 신장과 폐를 좋게 하고 피부를 부드럽게 한다.

이시진은 본초강목에서 ‘매일 쌀죽 한 그릇을 먹는 것은 인체의 단전(丹田)을 튼튼하게 한다. 단전에 힘이 생기면 병이 났을 때 인삼 황기를 한 말 먹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모든 식재는 그 성질(寒熱溫?平)을 가지고 있다. 사계절 죽 재료를 배합할 때는 봄여름은 양기를 길러주고 가을겨울은 음기를 길러준다. 지금 수험생이 낮이나 저녁에 먹을 때는 재료의 성질을 평형을 맞추어 준다. 아침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재료를 더 넣어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예를 들면 쌀죽에 따뜻한 성질의 생강을 한 쪽 넣어 끓이는 식이다. 열심히 한다는 것은 참고 견디면서 노력하는 것이다. 뱃심이 생기면 집중력을 높여 노력이 곱절이 된다.

◇한로절기(寒露節氣)의 약선양생

예부터 좋은 죽을 끓이는 방법은 이렇게 말한다. 첫째 솥의 변화를 잘 살펴야 한다. 보통 압력솥으로 시간만 조절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솥 안의 변화는 매우 정교하면서도 미세하여 마술과 같으므로 말로는 다 표현하기가 힘들다. 둘째 음양의 변화와 사계절 변화의 수치를 감각으로 알고 있어야 된다. 셋째 이런 정성으로 만들어진 죽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고 했다. 만든 죽이 빨리 부패하지 않으며, 익었음에도 부서지지 않으며, 맛이 달지만 너무 강하지 않고, 신맛이 있지만 너무 심하지 않으며, 짠 맛이 있지만 짜지 않으며, 매운 맛이 있지만 너무 자극적이 않고, 담백하지만 맛이 풍부하고, 맛이 풍부하지만 느끼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한로 절기는 기온의 차가 크다. 금년은 미세먼지까지 극성이다.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고 공기는 건조해진다. 감기와 독감이 잘 발생한다.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심뇌혈관에 문제가 발생한다. 심하면 만성기관지염이나 폐렴, 기침, 천식이 재발한다. 한로시절에 죽을 끓일 때는 오미(五味 신맛, 쓴맛, 매운맛, 단맛, 짠맛)를 평형이 되게 만들어야 한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달고, 담담하며 윤기를 주는 식재를 선택한다. 이것이 소화기관을 보양하고 폐에 윤기를 만들어 인체의 건조함을 예방한다. 좋은 죽 재료는 배, 바나나, 홍당무, 연근, 동과, 꽃송이버섯, 미역, 김 등이다. 약재는 더덕, 둥굴레, 생지황, 황정 등이다. 육류는 오리, 생선, 돼지고기 등이다. 죽을 끓일 때 기본은 쌀과 찹쌀이며 상황에 맞추어 재료를 선택 한다.

◇가을 6 절기(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의 양생 기본요구

산삼(山蔘)은 인체에너지를 공급하는 최고식품 중의 하나다. 사람의 몸은 약 60~70조의 세포로 되어있다고 한다. 세포가 모여 조직이 되고 조직이 모여 장기와 기관이 된다. 이것이 모여 인체를 형성한다. 세포는 각각 제 위치에서 고유의 역할을 한다. 매순간 병들고 노화한 세포가 사라지고 새로운 세포가 태어난다. 사람이 변하는 원인이 된다. 이것을 간단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피부에 상처를 입는 경우가 있다. 얼마 후 새살이 돋아나 상처가 아물게 된다. 새살이 돋아나지 않으면 상처가 아물지 않는다. 그러면 죽음에 이른다. 그러나 다행이도 세포분열 횟수는 정해져 있지 않다. 끊임없이 분열할 수 있다. 손상된 세포도 풍족한 에너지만 공급해 주면 회복할 수 있다. 이런 세포의 에너지원은 좋은 음식과 환경이다.

수능준비로 수험생은 많이 지쳐있다. 자연히 인체는 약해진 체력을 회복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갑자기 폭식하면 헛배만 부르고 소화가 되지 않는다. 아침에 죽을 먹어서 소화기관의 기능부터 회복을 시켜야한다. 산삼(山蔘)을 사용한 보허정기죽(補虛正氣粥)이 그렇다. 이 방이 나온 곳은 성제총록(聖濟總錄 1111~1117年)이다. 송나라 휘종(徽宗)인 조길(趙佶1082~1135年)이 조정에 명령하여 역대 의학책과 민간방을 모아서 엮은 책이다. 정화성제총록(政和聖濟總錄) 등으로 불리며 200권이나 된다. 여기에 2만 방제가 기록되어 있다. 그동안 사람들이 양생에 필요한 풍부한 이론과 경험이 보존되어 있다. 휘종은 의사들에게 명령하여 부족한 것은 보충하고 효능이 좋은 것은 널리 알리라고 하였다.

그 안 많은 산삼방(山蔘方) 중 보허정기죽(補虛正氣粥)이 있다. 본방(本方)의 원이름은 보허정기죽음(補虛正氣粥飮)이다. 죽음(粥飮)이라는 것은 쌀과 물이 잘 어울려서 미음도 아니고 밥도 아닌 중간 정도의 융합으로 끓여 완성한다는 것이다. 재료에 들어가는 황기는 보기승양(補氣升陽), 익위고표(益衛固表), 이수소종(利水消腫)하는 작용을 한다. 즉 인체내부의 양의 기운을 잘 돌게 하여 면역력을 기르고 수액의 흐름을 좋게 하여 각종 붓기와 부스럼을 없애는 작용이다.

산삼(山蔘)은 보원기(補元氣), 생음진(生陰津), 안심신(安心神)한다. 즉 산삼은 인체의 원기를 보양하고 부족한 음의 진액을 만들어서 정신과 마음을 안정시킨다. 쌀은 보중익기(補中益氣), 건비화위(健脾和胃)한다. 즉 인체중초의 기운을 보양을 하여 소화기관을 조화롭게 만든다. 송의 휘종(徽宗)이 말하길 ‘음식은 천지변화에 순응을 하여 재료의 가감을 알고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결국 자신의 수명과 건강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보허정기죽(補虛正氣粥) 효능 일체기쇠부족(一切氣衰不足)한다. 수능시험 준비로 인해 원기와 소화능력이 떨어져 오는 신체허약, 피로, 스트레스, 땀, 만성설사, 식욕부진, 부종 등 인체의 기력이 쇠하여 발생하는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길러준다.

◇산양삼의 효능 혈맥을 보양하여 맥을 고르게 한다. 원기를 보하여 허약한 것을 보충한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정신을 안정시킨다. 진액을 보충하여 갈증을 예방한다. 위장을 튼튼하게 한다. 폐의 기능을 보양하여 감기를 예방한다. 체내에 쌓인 독기를 풀어준다.

◇황기의 효능 여기에서 황기는 인체 수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여 붓기를 가라앉히고 과도한 스트레스로 기가 허약해져 혈액이 부족한 것을 보충하여 준다.

◇쌀의 효능 여기에서 쌀은 소화기관을 보양하여 대소변이 원활하게 만들고 오장을 조화롭게 하여 안색과 눈을 밝게 하고 지력을 강하게 만들어 준다.

재료 말린 산양삼1개, 황기 30g, 쌀 90g.

◇만드는 법 ①말린 산양삼의 뇌두를 제거하고 깨끗이 손질한다. ②황기를 끓는 물에 재빨리 초벌해 준비한다. ③말린 산양삼과 황기를 솥에 물을 붓고 1시간 약불에 끓인다. ④(3)에 불린 쌀을 넣고 죽을 끓여 완성한다.

조리Tip 매일 아침 5일 간격으로 복용한다. 장기복용하면 면역력을 높여 준다.

#필자 소개: 최만순씨는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 회장으로 활동중이며, 한국전통약선연구소장, 국제고급약선사자격 평가위원, 미국 FDA 운영위원 등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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