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열대야 지친 소화기관·신장의 정력 강화에 도움 되는 ‘산양삼민어탕’

산양삼민어탕. 사진=(사)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 김연지이사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최만순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장] 불타는 입추(立秋)다. 111년 만의 폭염이 입추가 지났건만 식을 줄 모른다. 온 대지가 한 달 가까이 펄펄 끓고 있다. 열대야 현상도 계속된다. 날씨가 이렇게 더우면 사람은 쉬 지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땀도 많이 흘려 인체의 진액은 고갈이 되고 체력이 떨어져 면역력이 약해진다. 떨어진 체력과 진액을 보충해야 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보양식을 먹어야 한다.

지금의 삼복(三伏)보양식은 삼계탕이 대세다. 그렇지만 옛날 양반 보양식은 민어를 끓여 먹었다. 민어는 6~8월 산란기를 앞두고 몸집이 커지고 기름이 올라 맛이 가장 좋을 때다. 조선시대 양반들이 여름 최고의 보양식으로 쳤다. 민어는 여름철 산란하러 서해로 올라온다. 그 중 서해의 모래바닥이 최적의 산란장소라고 한다.

예전 일제 강점기에는 임자도에 민어 파시(고기가 한창 잡힐 때에 바다 위에서 열리는 생선 시장)가 열렸다. 그 때만 하여도 참 많이 잡혔지만 전량 일본으로 수출해 귀했다고 한다. 민어의 부레는 신장을 보양하는 귀한 약재도 되지만 접착재인 아교로도 유명하다. 전통 활이나 나전칠기 등에 없어서는 안 되는 재료다.

삼계탕에는 닭에 삼(蔘)이 들어가서 삼계탕(蔘鷄湯)이라고 한다. 인삼학명은 ‘Panax Ginseng’이다. ‘Panax’란 모든 것을 치료하는 만병통치약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인삼은 옛 고구려의 영토에서 자생한다고 하여 고려인삼이라고 불렸다. 재배 이전까지는 산삼을 인삼이라고 불렀다. 산삼의 효능에 대한 전설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산삼을 캐는 심마니의 무용담도 그렇다.

이런 인삼에 대한 효능은 일찍이 중국에서 알았다. 기원전 전한시대(BC48~BC33)에서 인삼(蔘)이 나오고 후한시대 의학자 장중경(150~219년)의 상한론(傷寒論)에서 인삼의 처방전이 나온다. 그 후 도홍경의 신농본초경에서는 인삼을 상약(上藥)으로 구분했다. 상약이란 독(毒)이 없어 많이 복용하거나 오랫동안 복용해도 사람을 상하지 않게 한다. 이후부터 인삼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각 시대의 명의(名醫)들이 인삼을 활용해 얻은 변증(辨證)으로 수많은 처방전이 발전했다. 그중 송(宋)나라 정부의료 기관인 태의국(太醫局)에서 펴낸 태평혜민화제국방(太平惠民和劑局方 1078년)이 있다. 여기에 인삼을 사용한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 팔물탕(八物湯), 사군자탕(四君子湯), 가미사물탕(加味四物湯) 등이 있다.

이외에도 인삼을 사용한 처방전은 수 없이 많다. 이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인삼을 재배하게 되었다. 산삼은 귀하다. 산삼대신 산삼 씨앗이나 모종을 산에다 심어 기르는 산양삼이 있다. 산양삼은 20년 이상 된 침엽수와 활엽수가 혼합된 양질의 사토에서 잘 자란다. 토양에 유기질이 풍부하고 배수가 잘 되어야 한다.

폭염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기온이 올라가면 인체는 소화기능을 잠시 멈추고 혈액을 우선 돌리게 된다. 그러면 심박이 증가하고 뇌하수체가 활성화되어 인체를 폭염에 적합하도록 준비시킨다. 똑 같은 폭염이 매년 반복이 되면 인체는 적응을 잘 하지만 올해만 그럴 때는 인체는 전혀 다르게 반응한다. 우선 소화를 늦추고 혈액을 돌리고 심박수를 올리는데 더 급하게 된다. 소위 입맛이 없어지는 이유다.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면 위산 과다분비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그리고 호르몬 분비가 과해져서 면역력을 대폭 떨어트리게 된다. 건강하면 쉽게 잡아내던 바이러스나 세균, 암세포 같은 것을 잡아내지 못하게 된다. 이것이 반복되면 인체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온열병 등 만병이 발생하는 근원이 된다.

중국역사에 현모양처로 기록되는 황후가 있다. 명태조 주원장의 부인 효자고황후마씨(孝慈高皇后馬氏 1332~1382年)다. 그는 건달 주원장에게 15세의 나이로 시집을 가서 훌륭한 내조로 주원장을 황제로 만들었다. 이런 마황후가 주원장 사후(死後) 좋은 통치를 위하여 매일 격무에 시달려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어의의 진단결과 간신(肝腎)의 정기가 부족해 불면증이 발생하며 꿈도 많은 것이었다.

어의들은 첫째 기와 혈액을 보충해 스트레스와 불면증을 잡기위해 삼계탕(童子鷄湯-어린닭 1마리, 인삼(山蔘) 1뿌리, 계원육 30g, 술, 파, 생강)을 며칠 먹게 하니 회복됐다.

둘째 신장의 허약으로 인하여 마음이 안정되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은이버섯탕(銀耳蔘棗羹 인삼(山蔘) 15g, 은이버섯 5g, 구기자 25g, 대추 10개)을 매일 1~2번씩 한 달간 마시게 하니 회복됐다.

셋째 심장과 신장의 양기가 허약하여 오는 스트레스에 인삼탕(人蔘湯 인삼(山蔘) 10g, 호두 30g, 생강 3g, 설탕약간)을 매일 저녁 수면 전에 따뜻하게 3~5일 먹으니 회복이 되었다고 한다.

이 모든 처방에 나오는 인삼은 산삼을 말한다. 근래에 이르러 산삼과 효능이 비슷한 산양삼을 많이 재배한다. 산양삼은 영양소와 열량이 전부는 아니다. 산양삼이 성장한 장소의 기운에 따라서 인체에 영향을 준다. 그리고 계절과 절기에 맞춰 섭생할 때 최대의 효과가 나오는 것이다.

◇입추절기(立秋節氣)의 약선양생

입추시절 더위에 지친 소화기관의 힘을 기르자. 입추가 지났건만 뜨겁다. 하지만 가을이라는 입추시절이다. 그렇게 푹푹 찌던 더위도 입추가 지나면서 아침저녁 서늘한 기운이 생겼다. 이런 계절이 교차하는 시절에는 병균도 심하고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노인이나 어린이들은 감기나 열병을 조심해야한다. 덥다고 차가운 것을 많이 먹게 되면 장염도 잘 발생을 한다. 장염이 발생하면 복부가 땡기고 아프며 춥고 열이 나고 전신이 힘이 없으며 오심과 구토가 발생한다. 흔히 식중독과 증세가 비슷하니 잘 구별해야 한다.

입추시절부터는 어떻게 먹어야 할까? 우선 폭염에 상한 인체의 진액을 보충을 해야 한다. 음식재료는 담백하고 시원한 성질 것이 좋다. 맛은 약간 시고 달게 먹어야 한다. 그러면 폐를 건강하게 하여 면역력을 길러준다. 좋은 음식은 첫째 동과다. 여름철 혈액에 쌓인 각종 독기를 해독한다. 탕으로 끓여먹으면 변비, 비만, 붓기, 신장병, 각기병 등의 발생을 예방한다.

둘째 여주다. 피로에 지친 심장을 시원하게 하고 눈을 맑게 하며 혈당을 낮추어 준다. 금년처럼 폭염에 지쳤을 때는 소화기관의 힘을 길러야 한다. 소화기관을 안정시켜 사라진 입맛을 찾아야 한다. 재료는 영지 10g, 박하 3g으로 차를 끓여서 먹으면 된다.

◇가을 6 절기(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의 양생 기본요구

청경채 볶음으로 폭염에 끈끈해진 혈액을 맑게 보양하자.

황제내경에 신자 수곡지정기야(神者 水穀之精氣也)라고 했다. 신(神)이란 인체에서 생명이 활동하는 작용을 말한다. 이것은 첫째 자연계에서 사계절이 변하는 것과 같이 만물이 운동하고 변화하며 그리고 규칙성이다. 둘째 인체가 변화하는 생명현상을 총괄하는 것이다. 셋째는 사람의 모든 정신활동과 영감 등을 포함한다.

황제내경 영추 본신(黃帝內經 靈樞,本神)에서 양정상박위지신(兩精相博謂之神)이라고 했다. 이것은 선천지본(先天之本)과 후천지본(後天之本)이 모두 신(神)의 기본이라는 말과 일치한다. 선천으로 신장의 정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후천인 비위(脾胃)도 신(神)을 만드는 기본이 된다는 말이다. 하늘을 구성하는 육기(六氣)인 풍한서습조화(風寒暑濕燥火)중에서 금년처럼 조화(燥火)가 기승을 부릴 때는 후천(後天)인 비위(脾胃)인 소화기관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신(神)의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좋은 혈액을 보충하여 어혈을 몰아내 심장을 편안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각종 혈액이 탁해져 쉬 오는 모든 질병을 예방한다. 재료는 청경채500g, 생표고버섯 100g, 홍고추 2개, 생강, 파, 마늘, 간장, 참기름 등이다. 만드는 방법은 청경채와 표고를 끓는 물에 데친 후 물기를 빼고 볶으면 된다.

◇더위와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산양삼민어탕(山養蔘民魚湯)

효능: 보중개위(補中開胃)한다. 폭염과 열대야에 지친 소화기관과 신장의 정력을 강화하여 식욕을 돋우고 혈액이 탁하여 오는 각종 질병을 예방한다.

산양삼의 효능: 혈맥을 보양하여 맥을 고르게 한다. 원기를 보하여 허약한 것을 보충한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정신을 안정시킨다. 진액을 보충하여 갈증을 예방한다. 위장을 튼튼하게 한다. 폐의 기능을 보양하여 감기를 예방한다. 체내에 쌓인 독기를 풀어준다.

민어의 효능: 여기에서 민어는 신장을 보양해 인체 수액의 흐름을 좋게 하여 각종 붓기를 예방해 준다.

노루궁뎅이버섯의 효능: 여기에서 노루궁뎅이버섯은 오장의 기운을 보양하여 소화기능을 높여준다.

소금의 효능: 여기에서 소금은 염증을 가라앉히고 독성을 풀어주는데 도움을 준다.

재료: 산양삼 1개, 민어살 300g, 노루궁뎅이버섯 100g, 청홍고추 각각 1개, 마늘, 약선간장, 청주, 소금, 후추

만드는 법: ①산양삼을 뇌두를 제거하고 깨끗이 손질한다. ②민어를 손질해 알맞게 잘라 칼집을 조금 넣어 준비한다. ③(2)의 민어에 소금, 정종, 후추를 뿌려 10분 재운다. ④노루궁뎅이버섯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준비한다. ⑤솥에 버섯과 산양삼을 넣고 끓으면 민어와 고추를 넣는다. ⑥민어가 익으면 마늘, 간장, 후추 순서로 넣고 완성한다.

조리Tip: 임파선결핵이 있는 사람은 적게 먹는다.

#필자 소개: 최만순씨는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 회장으로 활동중이며, 한국전통약선연구소장, 국제고급약선사자격 평가위원, 미국 FDA 운영위원 등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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