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적당히 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세상 모든 일이 내 맘대로 되는 것이 없다지만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면 새삼 그 말에 크게 공감할 수밖에 없다. 아이가 어리면 어린 대로 걸음마가 늦지는 않는지, 말문은 언제 트일지 끊임없이 걱정하게 된다. 커서는 학교에서 뒤처지지는 않을지, 친구와 잘 어울릴지, 또래보다 키가 작지는 않을지 등 또 다른 걱정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는 모든 것에 '적당한 때'가 있기 때문에 자칫 내가 잘못해서 아이 인생의 소중한 시기를 허투루 보내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채찍질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성조숙증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성조숙증의 주요 원인이 소아비만으로 알려지면서 아이의 성조숙증이 의심되면 자신이 아이를 잘못 키운 양 자책하는 부모들이 경우가 적지 않다.

성조숙증은 아이의 2차 성징을 빠르게 앞당기는 질환이다. 남아의 경우 만 9세 이전에 고환의 부피가 커지기 시작해 여드름이 생기거나 변성기가 온다. 여아는 만 8세 이전에 가슴이 발달하게 되고 여드름, 머리냄새, 초경이 빨라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한 성조숙증이 있는 경우 아이의 성장판이 또래보다 일찍 닫혀 평균 키가 작을 가능성이 높다.

성조숙증의 주요 원인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유전적인 영향이다. 집안에 성조숙증이 의심되는 증상을 경험한 어른이 있다면 자녀에게도 같은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두 번째는 소아비만으로, 체지방량이 증가하면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돼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면서 몸에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 역시 호르몬 등에 영향을 미쳐 성조숙증을 유발할 수 있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성조숙증은 건강한 키 성장은 물론 아이들의 마음에도 상처를 남기는 질환일 수 있지만,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경우 충분히 개선이 가능하다. 때문에 아이의 비만이나 스트레스 등을 제때 관리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자책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대구제일에스의원 관계자는 "성조숙증이 진단된 아이들의 경우 무엇보다 적절한 체중감량을 통해 소아비만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소아비만은 아이 혼자서 극복하기 힘든 '질병'인 만큼 부모님의 적극적인 식습관 및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또한 어린이 성조숙증 클리닉 등을 통해 소아비만과 성조숙증 치료 프로그램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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