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병은 일반적으로 중년 이후에 문제되는 병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당뇨는 대표적인 성인병으로 꼽힌다. 당뇨자체보다 합병증세가 더 무서운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합병증은 지속된 고혈당에 의해 혈관이 막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말초신경 등에 이상이 생기며 발생한다. 이중 당뇨망막병증은 성인실명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질환으로 가장 경계해야하는 합병증으로 꼽는다.

당뇨병과 당뇨망막병증 모두 10세 미만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당뇨병 진료인원은 지난 2014년 240만여명에서 2018년 약 303만명으로 26%, 이 기간 당뇨망막병증 진료인원은 약 30만명에서 36만명으로 20% 증가했다. 당뇨병 진료인원의 12%가 당뇨망막병증 진료도 받고 있는 셈이다. 오랜 당뇨로 말초동맥·신경이 손상돼 발에 난 상처가 궤양으로 진행해 괴사하는 당뇨발 환자의 90%에서 당뇨망막병증이 동반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비증식성과 증식성으로 나뉘는데 비증식성은 당뇨망막병증의 초기 소견으로 점점 좁아지던 망막 모세혈관이 폐쇄돼 미세한 망막출혈을 일으킨다. 이때 시력의 중심부와 황반에 부종이 발생해 시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증식성은 당뇨망막증의 발병 기간이 오래됐거나 초기 치료를 받지 못한 경우 비증식성에서 진행된 상태로 망막세포가 죽고 신생혈관이 생겨 심한 출혈을 일으키게 되는 단계다. 이로 인해 시력장애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시간이 더 지나면 실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비증식성 단계에서 당 조절이 잘 관리되는 경우 10여년, 소홀하면 수년 만에 증식성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다만 당뇨망막병증이 상당히 진행돼도 망막 중심부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정상시력이 유지된다.

센트럴서울안과 송민혜 원장은 "당뇨망막병증은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해도 유병 기간에 비례하여 증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당뇨병 발병 15~20년이 지나면 거의 모든 환자에게 당뇨망막병증이 생기고, 그 중 4명 중 1명은 실명 위험이 있는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발전한다"고 전했다.

시력 저하는 망막병증의 정도를 파악할 수가 없고 상당히 진행된 망막병증에서도 황반부종이나 유리체 출혈이 없는 경우에는 시력이 좋게 나타나고 초기에도 황반부종이 있으면 시력저하가 나타나게 된다.

젊은 층 사이에서도 안저검사를 통해 당뇨망막병증이 증식성으로 진행되어 당뇨가 발견된 이들도 적지 않다.

당뇨병 진단받았을 때 증상이 전혀 없더라도 사전에 반드시 적절한 안과 검사를 받아야 하는 이유가 위와 같은 이유이다. 자각 증상이 있기 전 일찍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 만으로도 실명의 위험성을 95%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이러한 당뇨망막병증의 치료로는 내과적으로 혈당 조절, 고혈압, 고지혈증 조절이 중요하며, 안과적인 치료로는 레이저 치료, 항체 주사나 수술 등이 있다.

송민혜 원장은 “당뇨망막병증은 실명 확률이 높고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1형 당뇨병으로 진단 받으면 진단 후 5년 내에 반드시 검진이 필요하고, 2형 당뇨로 진단을 받게 되면 즉시 검진이 필요하며 단계에 따라 2~3개월 1년 마다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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