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식도 역류질환이란 역류성식도염이나 역류성인후염처럼 위장 속의 어떤 물질이 식도로 역류하여 자극을 주거나 염증을 일으키는 병증을 말한다. 이때 역류하는 물질은 위산일 수도 있고, 독소일 수도 있다. 역류하는 물질에 따라서 위식도 역류질환을 2가지 유형으로 구분 가능하며, 그 원인과 치료방향도 서로 달라진다.

우리가 음식물을 섭취하고 소화가 잘 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의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위산(소화효소 포함)의 분비, 둘째는 위장(소화기관)의 연동운동이다. 음식을 섭취하면 3시간 가량 위산을 분비하고 위장연동운동을 통해 죽처럼 만든 후 일정 ph가 되면 십이지장으로 내보낸다. 이 과정이 원활하게 되는 경우 소화불량 없이 편안한 소화가 가능하다.

문제는 공복에도 위산이 분비되거나, 식후 음식량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위산이 분비되는 경우다. 이때는 유문부가 부어 벌어지고 위산이 조금씩 위로 역류하여 식도 및 인후두까지 자극하게 된다. 이것이 위산과다 유형의 위식도 역류질환이고, 식도에 문제가 생기면 역류성식도염, 인후두에 문제가 생기면 역류성인후염이라고 진단한다.

위산역류 유형이 아닌 독소역류 유형의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도 많다. 위산과다와 반대로 위산(소화효소) 분비가 적고, 위연동 운동이 저하된 경우에는 음식물이 위장에서 오랜 기간 머문다. 정상적으로 소화되는 시간인 3시간을 넘겨 오랫동안 정체하면서 음식은 이상발효되고 독소를 생성한다. 독소가 식도를 따라 역류하면서 역류성식도염이나 역류성인후염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경우 담적형 위식도 역류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환자 스스로도 자신의 증상이 위산과다 유형인지 또는 담적 유형인지 자가적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위산과다 유형은 공복에 속이 쓰리고 음식을 섭취하면 속이 편해지는 점, 트림시 신맛이 느껴지는 점, 위산분비 억제제를 복용시 속이 편안해지고 증상이 개선되는 등의 특징이 있다. 담적 유형은 공복에 속이 편하고 음식을 섭취하면 더부룩함을 느끼게 된다. 트림 시에는 쓴맛이 느껴지고, 역류성식도염 약을 복용하면 더부룩함이 더 심해져 양약 복용이 어렵다.

소화에 관련된 소화액의 분비나 연동운동은 부교감신경의 지배하에 있다. 만약 부교감신경의 자극이 필요 이상으로 강하거나 오래 자극되는 경우에는 위산과다형 위식도 역류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부교감신경이 자극되지 못하고 저조한 경우에는 담적형 위식도 역류질환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

담음형(위산과다) 환자의 경우 트림시 신물이 넘어오거나 위산분비억제제를 복용하면 속이 편해지며 공복에 속이 쓰리고 음식을 먹으면 가라앉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한 담적형(위산부족) 환자의 경우는 트림시 쓴물이 넘어오거나 위산분비억제제를 복용하면 속이 답답하고 음식을 먹으면 속이 거북하고 공복에 편해지며 뱃속이 항상 그득하고 명치가 딱딱하게 느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소화기클리닉 조윤제 원장(윤제한의원)은 “일시적인 소화불량이나 역류질환의 환자라면 소화제 및 역류성식도염 약을 복용하여 빠르게 증상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약을 복용하면서 더욱 속이 거북해지거나, 약을 끊는 동시에 증상이 재발한다면 이는 자율신경이 조절이 잘 되지 않는 문제이므로 자율신경 균형을 맞춰주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 스스로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서 지켜야 할 점은 저녁 후 야식을 먹지 않는 것, 카페인/탄산음료/가공식품 등의 섭취를 줄이는 것,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 등의 식이 습관 교정이다. 상태가 경미한 경우에는 이런 식이관리만으로도 증상이 개선되어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도 많으니 우선적으로 시행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