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기증자의 음경·음낭 이식…몇달 후 소변·섹스 가능

수술팀 "고환 이식은 기증자 유전형질 지닌 아이 낳을 수 있어 제외"

음경과 음낭 조직 전체 이식수술을 한 의료진이 마네킹 주변에서 서있는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창민 인턴기자] 음경과 음낭 조직을 환자에게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이 사상 최초로 성공했다.

23일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병원 성형·재건 외과 과장 앤드루 리 박사가 이끄는 수술팀은 이라크 파병 중 지뢰를 밟아 두 무릎 아래와 음경 주위조직을 잃은 재향군인에게 사망한 기증자의 음경, 음낭과 복벽(腹壁, 배안 앞쪽의 벽) 일부분이 포함된 조직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수술팀은 지난달 26일 환자에게 음경, 음낭(고환 제외), 복벽으로 이루어진 한 덩어리의 조직(크기 약 25x28cm, 중량 1.8~2.2kg)을 이식했으며, 환자는 스스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일주일 내 퇴원할 예정인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 환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믿을 수 없는 부상으로 현실을 용납하기 어려웠다“며 ”수술 후 깨어났을 때 다시 온전한 몸이 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 환자는 앞으로 신경이 회복되면서 몇 달 후면 소변이 가능하게 될 것이며, 섹스도 가능해 질 것이라고 수술팀은 예상하고 있다.

리 박사는 이번 수술에서 고환 부분을 제외한 것은 윤리적인 이유에서였다고 밝혔다. 리 박사는 사망한 기증자의 유전형질을 지닌 아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식환자는 아이를 낳을 수 없다. 리 박사는 이번 수술의 목적은 환자에게 정체성과 남성성을 회복시켜 주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수술은 음경과 음낭 동시 이식을 성공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이전까지는 2014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2016년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음경만 이식한 수술이 성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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