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비만'은 없다는 또 하나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과 케임브리지대학 공동연구팀은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사람은 혈압, 혈당, 혈중 콜레스테롤 등 대사기능이 정상이라도 체중이 정상인 사람보다는 심장병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5일 보도했다.

유럽 10개국에서 50여만 명이 참가하고 있는 유럽 암·영양 전향적 연구(EPIC: European Prospective Investigation into Cancer and Nutrition)의 12년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을 이끈 ICL 보건대학원의 카밀 라살 박사가 밝혔다.

연구팀은 조사 기간에 심근경색 등 심장병이 발생한 7천637명과 비교를 위한 대조군 1만 명을 설정해 두 그룹의 조사자료를 비교 분석했다.

대조군은 절반 이상이 여성(63%), 평균연령 53.6세, 평균 BMI가 26.1이었다. (BMI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18.5~24.9는 정상, 25~29.9는 과체중, 30-34.9는 비만, 35~39.9는 고도 비만, 40 이상은 초고도 비만으로 분류된다)

이들 중 ▲고혈압 ▲고혈당 ▲중성지방 과다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표준 이하 ▲복부비만(허리둘레 남성은 94cm, 여성은 80cm 이상) 중 3가지 이상(대사증후군)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건강하지 못한' 그룹으로 분류했다.

흡연, 식습관, 운동, 사회경제적 지위 등을 감안했을 때 전체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그룹은 정상체중, 과체중, 비만 등 체중과 관계없이 심장병 발병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건강한' 그룹에서도 체중에 따라 심장병 발병률이 상당히 차이가 났다.

과체중인 사람은 체중이 정상인 사람에 비해 심장병 발병률이 26%, 비만한 사람은 28% 높았다.

이 결과는 '건강한' 과체중이나 비만은 없다는 증거라고 라살 박사는 지적했다.

과체중 또는 비만하면서도 '건강한' 그룹으로 분류된 사람은 아직 대사기능에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을 뿐 시간이 가면 심근경색 같은 심장병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이 결과는 보여주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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