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원·만원·오만원 권 지폐에 위조 방지 차원에서 '홀로그램' 부착

홀로그램엔 한국 지도, 태극무늬, 4괘 등 포함… '뚜렷한 독도' 눈길

오천원·만원·오만원 권 지폐에는 위조 방지 차원으로 '홀로그램'이 부착되어 있다. 위 사진 왼쪽 작은 박스에 담긴 지폐 속 홀로그램은 한국은행 홈페이지에서 캡처한 것. 디자인=김윤진 기자
[데일리한국 김윤진 기자] "우리나라 지폐 속 홀로그램(hologram)을 유심히 관찰해본 적이 있나요? 그러면 홀로그램 속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요?" 우리는 매일 종이돈을 만지지만 홀로그램 속에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지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최근 위조지폐 사건을 계기로 홀로그램이 다시 시선을 모았다. 지난달 컬러복사기로 수십 장의 오만원 권을 위조해 사용한 10대 가출청소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컬러 인쇄를 한 지폐에 은색 매니큐어를 덧칠해 홀로그램을 흉내냈다. 홀로그램은 3차원 영상으로 된 입체 사진으로, 지폐에서는 위조를 방지하기 위해 적용되는 다양한 첨단 장치 중 하나이다.

홀로그램은 2002년 오천원 권에 처음 부착(구형 홀로그램)된 데 이어 2007년에는 만원 권이 신권으로 교체되면서 본격적으로 부착되었다. 현재의 홀로그램을 살펴보면 오만원 권에는 ‘띠형 홀로그램’이, 만원 권에는 ‘사각 조각 홀로그램’이 그리고 오천원 권에는 원형 홀로그램이 붙어 있다. 2009년 오만원 권이 최초 발행되면서 그 전에 발행된 지폐와 비교했을 때 홀로그램이 더 커지고 정교해진 것을 볼 수 있다.

지폐 왼편에 부착된 이 홀로그램은 얇은 특수 필름으로 제작되어 각도에 따라 한국 지도, 태극과 액면 숫자, 4괘가 번갈아 나타나며 색상이 변한다. 또 이 작은 홀로그램 속 한국 지도에는 제주도, 울릉도 외에도 조그만 독도까지 그려져 있어서 얼마나 정교하게 제작되었는지 알 수 있다.

다만 지도 속 독도는 상대적으로 크게 그려져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원래 비율로 제작하면 독도가 표현되지 않기 때문에 지폐 사용자들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도안을 그릴 때 독도의 비율을 실제보다 크게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폐에 독도를 부각시킨 것은 '독도는 우리 땅'이란 의지를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분명히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만원 권과 오천원 권의 화폐 도안을 발표했을 당시 주한일본대사관측은 한국 지도에 독도가 들어 있는지 여부에 대해 문의하는 등 관심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정교한 홀로그램을 부착한 이유는 가정용 인쇄 제품이 홀로그램을 재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쇄 기술의 발달로 기능 좋은 컬러 프린터가 상용화되면서, 지폐위조 기술도 정교해지기 때문에 홀로그램을 부착해 위조를 방지하는 것이다. 지폐에는 일반인들도 알아볼 수 있는 위조 방지 장치만 무려 12개나 들어 있다. 그 중 홀로그램은 인지도가 가장 높은 방법으로, 특히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쉽게 판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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