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동영상' 파문에 소비자 불매운동 등 파문 확산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는 김병묵 대표가 경영 맡을듯

국민에게 사과하는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진수 기자]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무역보복(화이트리스트 제외) 이후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진 가운데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가 이와 관련한 처신으로 사퇴에 이르렀다.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이 화장품에 이어 제약바이오 부문 강화를 천명했지만 결국 제약회사의 고질적 문제였던 '오너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했다.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기업이자 의약품 및 의약품위탁생산(CMO) 기업인 한국콜마가 이른바 ‘동영상 논란’에 휩싸이며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리스트에 포함됐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지난 7일 700여명 직원을 대상으로 한 월례조회 자리에서 현재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대응과 관련해 막말을 섞어 비판한 유튜브 영상을 틀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동영상 중에는 "베네수엘라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이라는 표현도 포함돼 있어 여성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다.

결국 한국콜마는 8일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한국콜마는 “동영상은 한일관계 악화와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경제 여건이 큰 영향을 미치는 현재 위기상황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고 기술력으로 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였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콜마는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사례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반감이 사그라들지 않자 윤 회장은 지난 11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국민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고 회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지난 7일 회사 내부 조회 당시 참고자료로 활용한 동영상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점 머리 숙어 사죄드린다. 특히 여성분들게 진심을 다해 사과 말씀 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윤 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개인의 부족함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모든 책임을 지고 회사 경영에서 물러서겠다. 저의 과오는 꾸짖어 주시되 현업에서 땀흘리며 일하는 임직원과 회사에는 격려를 부탁드린다”며 사과했다.

이번 ‘동영상 논란’으로 인해 한국콜마의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 한국콜마 및 계열사 ‘불매운동’으로 번져

윤 회장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한국콜마 제품과 계열사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나서는 모습이다.

소비자들은 한국콜마가 직접 생산하는 화장품을 비롯해 한국콜마가 위탁제조·거래하는 제품 리스트를 공유하며 불매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한국콜마에 대한 불매운동은 계열사인 씨제이헬스케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2022년까지 5대 제약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한국콜마는 지난 2018년 CJ그룹 제약사인 씨제이헬스케어를 1조3100억원에 인수했다. 2017년 한국콜마 제약부분의 매출액은 2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연 매출액 5000억원 규모의 씨제이헬스케어를 인수하며 제약부분에서만 7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번 윤 회장의 동영상 논란으로 일부 소비자들은 씨제이헬스케어가 생산하는 숙취해소제 ‘컨디션’, 음료 ‘헛개수’ 등의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펼치고 있고 이에 연 매출액이 소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의약품 부분에서는 불매운동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약품은 일반 소비자들이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OTC)와 의사의 처방에 따라 구입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ETC)으로 나뉘는데 씨제이헬스케어의 대표품목인 수액 등은 주로 전문의약품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급여적용 약 3개월 만에 6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씨제이헬스케어의 대표품목으로 자리잡아가는 ‘케이캡’ 역시 전문의약품에 속한다.

윤 회장이 한국콜마홀딩스 공동대표를 사퇴하면서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는 김병묵 공동대표가 단독대표로 경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국콜마홀딩스 산하 계열사인 한국콜마, 콜마비앤에이치 등은 현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그대로 운영된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