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세창 한미약품 신약개발 부문 총괄 사장. 사진=한미약품 제공
[데일리한국 지용준 기자] “롤론티스, 벨바라페닙, 포지오티닙, FLT3억제제 등 한미약품이 개발한 다수 항암 혁신신약들의 글로벌 상용화를 위한 개발 속도가 동시다발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그 결실이 하나씩 나올 것입니다.”-권세창 한미약품 신약개발 부문 총괄 사장

한미약품인 파트너사인 제넨텍을 비롯해 앱토즈, 스펙트럼 등 기술수출한 항암 혁신신약들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앱토즈가 한미약품 FLT3억제제를 전격 도입해 개발에 나섰고, 제넨텍, 스펙트럼 등 항암 분야 글로벌 R&D(연구개발) 트렌드를 주도하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가장 빠른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임상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미약품 FLT3억제제 5000억원대 규모 라이선스 수출

앱토즈는 지난 4일 난치성 희귀질환인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에서 효과가 입증된 한미약품 FLT3억제제(HM43239)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앱토즈는 현재 진행중인 미국 1/2상 결과를 토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후속 임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HM43239는 유일한 표적항암제인 길터리티닙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 완전 관해(약제 투여 후 검사에서 암이 소실되는 등 암이 있다는 증거가 확인되지 않는 상태)를 보였다. 특히 유일한 치료대안으로 알려진 조혈모세포이식까지 가능한 상태를 유지시킨 혁신신약으로, 2018년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ODD)으로 2019년 한국 식약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앱토즈는 오는 12월11일부터 14일까지 미국 조지아주 현장과 온라인에서 동시 개최되는 제63회 미국혈액학회(ASH)에서 재발 또는 불응성 FLT3 AML환자에서의 HM43239 단일투여요법에 대한 임상을 구연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사전 공개한 초록을 살펴보면 연구는 최근까지 임상1상 시험에 등록된 28명의 데이터를 포함했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의 17.9%에서 HM43239 투여 후 완전관해를 나타냈다. 완전관해를 보인 환자들은 길터리티닙으로 치료되지 않았던 환자여서 HM43239가 기존 약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효과가 있음을 보여줬다.

◇벨바라페닙 대규모 글로벌 임상 본격화

제넨텍에 라이선스 아웃된 벨바라페닙은 현재 상용화를 위한 글로벌 임상이 제넨텍 및 로슈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벨바라페닙은 체내 생체 신호를 전달하는 RAF와 RAS 변이로 인한 고형암에서 항종양 효과를 나타내는 강력한 선택적 RAF 돌연변이 억제제다. 벨바라페닙은 BRAF 뿐 아니라 NRAS, KRAS를 포함한 다양한 돌연변이의 표적이 가능해 전체 흑색종 환자의 56.3%를 치료할 수 있어, 단독뿐 아니라 병용으로도 임상이 확대되고 있다.

제넨텍은 한미약품 및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태원 교수와 진행한 벨바라페닙 임상 및 전임상 연구를 세계적 권위의 네이처지 올해 6월호에 게재하며 국제적 관심을 끌었다.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항암신약 연구 성과가 네이처에 실린 것은 처음이다.

벨바라페닙은 고형암 환자 135명에서 우수한 항암효과는 물론 기존 치료제와 비슷한 안전성을 보였다. 제넨텍은 또 기존 승인된 치료제와의 병용요법에서도 우수한 내약성과 안전성을 입증, NRAS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로슈는 진행중인 대규모 임상프로젝트 ‘TAPISTRY’에 벨바라페닙 관련 단독 및 병용요법 코호트 2개를 추가했다.

‘TAPISTRY’는 수술이 불가능한 전이성 고형암 환자들 중 특정 변이를 가진 이들에게 맞춤형 치료제를 제공하기 위한 임상으로, 총 9종의 항암제에서 11개 코호트로 진행된다. 이 임상은 로슈의 항암제 부분 핵심 파이프라인들이 총동원된 대형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다.

◇포지오티닙, 올해 내 FDA 시판허가 신청 예정

한미약품이 스펙트럼과 공동 개발중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은 미국 FDA의 신약시판허가(NDA) 신청을 목전에 두고 있다. 스펙트럼은 이르면 올해 안에 포지오티닙 FDA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포지오티닙은 올해초 FDA로부터 패스트트랙 개발 약물로 지정받았으며, ‘ZENITH20’이라고 명명된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임상 2상이 총 7개 코호트로 진행됐다.

스펙트럼은 적어도 1회 이상 사전 항암 화학요법 등에 실패한 HER2 Exon20 변이 양성 환자를 대상으로 1일 1회 포지오티닙 16mg을 경구 투여해 객관적 반응률과 안전성 및 부작용 등에서 FDA가 요구한 치료반응률을 충족, 지난해 12월에는 FDA와 사전 미팅에서 신약허가 제출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

또한 지난 10월 미국암학회 학술대회에서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의 연구팀은 포지오티닙을 KRAS 억제제와 병용투여한 전임상 모델에서 EGFR과 HER2 변이 외에도 HER3과 HER4까지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항암신약들의 상용화를 위해 글로벌 임상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며 “치료제가 없거나 난치성으로 완치가 어려운 환자들에게 이 신약들이 도움될 수 있도록 상용화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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