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 지난해 164억원 순손실

윤호중 회장 경영 복귀설도

윤호중 hy 회장(왼쪽), 김병진 hy 대표 사진=hy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김병진 hy(구 한국야쿠르트) 대표가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2018년 취임 이후 과감한 사업 확장으로 사업다각화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실적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사명을 hy로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올해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 오너인 윤호중 hy 회장이 직접 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hy는 지난 3월 한국야쿠르트에서 사명을 hy로 변경하고, 유통전문기업으로의 도약에 나섰다.

이달부터는 프레딧 배송서비스를 시작하며 물류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전국 1만1000명의 hy 프레시 매니저(일명 야쿠르트 아줌마)가 전동카트를 타고 다니며 고객사의 물건을 대신 배송해주는 방식이다.

hy가 직매입 방식으로 타사 제품을 판매한 적은 있지만 유통망 자체를 나눠 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1일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손잡고 퀵커머스 시장에 진출했다. IT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전국에 배치돼 있는 프레시매니저가 신선식품을 고객에게 배송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기업간 거래(B2B) 전용 브랜드 ‘에이치와이랩스(hyLabs)’를 론칭했다. 에이치와이랩스의 주력 품목은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다. B2B 전용 브랜드를 통해 프로바이오틱스 원료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김 대표가 야쿠르트라는 ‘브랜드파워’를 내주더라도 사업영역을 유통으로 과감히 확장해 나가는 전략으로 승부수를 건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계속해서 B2B 사업 강화, 신선식품 확대 등 사업다각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올해는 이 기조를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hy의 전문경영인들이 그동안 2년의 임기에서 그쳤던 것과 달리 김 대표가 취임 4년차에 접어들 수 있었던 것도 사업다각화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실적이다. hy의 연결기준 매출은 2018년 1조2338억원, 2019년 1조2592억원, 지난해 1조2400억원으로 정체 상태다.

매출 정체 속 수익성은 악화됐다. hy의 영업이익은 2018년 299억원, 2019년 274억원, 지난해 143억원으로 매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금융위기에도 끄떡없이 성장을 자랑했던 hy였지만 지난해에는 164억원의 순손실을 보며 적자 전환했다.

코로나19 여파에 주 영업채널인 방문 판매 조직의 영업이 힘들어졌고, 지난해 학교 단체 급식 등이 중단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온라인몰 매출이 늘었지만 실적을 방어하기에는 미미한 수준이다.

임기 4년차인 김 대표에게 올해는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야하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 4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상황은 여의치 않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호중 hy 회장의 등판 가능성도 나온다.

윤 회장은 등기임원으로 M&A 등 왕성한 경영활동을 해왔으나 2015년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공식적으로 경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윤 회장의 등기이사 시절 추진했던 사업들이 최근 들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 복귀에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2011년 hy가 인수한 의료기기업체 큐렉소는 지난해 매출이 392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4.2% 성장했다. 순이익도 6억원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09년 인수한 NE능률은 2018년 43억원 적자를 냈지만 2019년에 이어 지난해 흑자전환했다.

hy측은 윤 회장의 경영일선 등판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hy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윤 회장이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다양한 사업들을 하면서 올해 실적도 전년보다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윤 회장은 전무 시절 한국야쿠르트의 사업 다각화에 제일 공을 들였다”며 “윤 회장이 아닌 전문경영체제를 유지한다면 결국 경영능력이 있는 인물이 새롭게 교체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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