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하루 이용객 1만명 이하 감소

매출 급감에 에스엠·그랜드 2월 임대료 미납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정은미 기자]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과 식음료 업체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이용객이 없는 상황에서도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 인하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견 면세점 일부가 2월분 임대료를 납부하지 못했다. 대기업으로 분류된 면세점과 식음료 업체들도 별반 사정이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임대료 인하 등 현실적인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27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24일 인천공항의 이용객은 9316명(출발 1800명, 도착 7516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1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0만3027명에 비해 95.4% 감소한 수치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과 식당가들도 사실상 개점휴점 상태다.

중소·중견 비롯해 신라, 롯데, 신세계 등 ‘빅3’ 대기업 면세점들도 매출이 90% 이상 줄었으며, 롯데GRS, SPC, CJ푸드빌, 아워홈 등 7개 공항 입점 식음료 업체들도 70~80% 이상 감소했다.

면세점 한 관계자는 “직원 200여명을 뒀지만 최근 하루 매출이 800만원 정도로, 전년대비 95% 감소했다”며 “월급도 줄 수 없는 형편이지만 높은 임대료는 계속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에스엠면세점과 그랜드면세점 등이 전일까지도 인천국제공항에 2월분 임대료를 납부하지 못했다.

인천공항에서 출국장 면세점 2곳과 입국장 면세점 1곳을 운영하는 에스엠면세점이 납부해야 하는 임대료는 월 3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이를 제때 납부하지 못하면 연 16%에 가까운 연체 이자를 내야 한다.

이에 SM면세점은 전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 시내면세점 대한 특허권 반납을 결정했다.

SM면세점은 "코로나19 사태로 입·출국객이 전무한 상황과 정부의 제한된 지원정책으로 누적된 적자와 중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며 ”인천공항에 임대료를 내느라 현금 유동성마저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확산을 덜어주겠다며 지난 19일 '코로나19 관련 업종별 긴급지원방안2'으로 중견기업·대기업에 대해 인천공항 면세점의 임대료를 3개월간 무이자 납부 유예해주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면세점과 식음료 업계는 "현재로선 턱없이 부족한 조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면세점 한 관계자는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의 발표는 벼랑 끝으로 미는 기분"이라며 "대기업이라고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식음료 업체 관계자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버리고 현실에 맞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시적이라도 인천공항에 입점한 중견기업·대기업에 대해 임대료를 인하해주거나 매출 규모와 연동되는 방식으로 변경해야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인천공항 입점 중소·중견 면세점들은 지난 19일 인천공항공사에 최대 6개월간 영업요율로 임대료를 책정하는 등 인하나 휴업 시 임대료를 면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한국면세점협회도 지난달 한국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공문을 보내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면세점 임대료와 인도장 영업료를 한시적으로 감면해 달라"고 요청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주요 경제주체 초청 원탁회의'에서 "유통 및 면세업체가 공공기관에 납부하는 공항사용료와 공항 내 면세점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대폭 인하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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